나는 왜 바다를 닮고 싶을까

by 빛담

<바다>

바다는 단 한 번도 같은 표정의 파도를 내게 보여준 적이 없으니까.

물론 내가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사실은 같은 표정을 보여줬을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바다의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단 한 번도 같은 물결, 같은 높이를 보여준 적이 없다.

살아 있다는 건 이런 거겠지. 급격한 변화가 아닐지언정,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움직이는 것. 그게 바다가 내게 가르쳐 준 교훈이니까.


바다는 온갖 거친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늘 온화하다.

비록 너무 많은 파도를 한꺼번에 만나면 아프다는 티를 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지나가는 시간에 의해 저절로 회복되니까.

그런 면에서 바다는 시간과 감정을 아우를 줄 아는 형님 같은 면모가 있다.

반면, 나는 유혹이나 ‘조금의 어려움’ 같은 것만 만나도 내 마음속 바다에 늘 ’파랑주의보‘를 발효 시키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바다의 생기와 너그러움을 한껏 닮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을 위해 살아가며 종국에는 나의 바다가 완성되는 것을 꿈꿔 보지만,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았다고 생각하는 지금도 나는 빠르고 물길이 좁은 계곡 상류를 지나가는 물이다. 이렇게 빠른 물들이 점차 모여, 나의 바다가 완성은 결국 되려나?


비록 추구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추구하지 않으면 노력조차 하지 않을 터이니. 오늘도 나는, 내 바다의 완성을 향해, 열심히 빠른 상류를 헤엄쳐 내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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