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삼굴

내가 토끼인가?

by 빛담

우여곡절 끝에, 올해가 마무리되어 간다. 사람이 기대를 하면 안 되는데, 했던바가 스스로 커서 그런가, 기대치가 높았나 보다. 올 한 해는 정말 많은 사연이 있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내가 하던 프로젝트는 남.. 기로 생각했었다.(어제까지의 버전) 언제나 미스매치 (brunch.co.kr) 글을 참고해 보면, 히스토리를 알 수가 있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원하던 결과는 분명 아니었지만, 그간의 오해가 풀렸고, 나 스스로도 '떠돌이 역마살' 프레임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어제오늘, 오랜만에 잠도 잘 잤고 머릿속에 피로감도 덜했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회사 주변 장미아파트를 흥얼거리며 산책 후 사무실로 돌아오던 찰나,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OOO 그룹장님" 나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나, 내가 챙겨야 할 사람만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한다. '그룹장님이 어쩐 일이시지?' 이 글에선 편의상 A님이라 부르겠다. A님은 나를 많이 아껴주셨다. 내가 어려울 때 정신적으로 큰 지지를 해주셨고, 회사 생활 잘할 수 있게 멘토 역할을 해주시던 선배셨다. 조직개편이 나서 다른 곳으로 간 건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몰랐다. 공손하게 전화를 받아 들었다.


"네, 그룹장님,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 프로, 잘 지내지? 뭐 거두절미하고, 나랑 같이 일하지 않을래?"

A님은 조직개편으로 다른 신생팀을 만들며 그룹원들을 모으는 중이라 하신다. 그중에서도 내 태도를 좋게 보셔서 데리고 가시려나 보다. 우선 그 자리에서 답을 바로 드릴 수 없기에 고민 후 말씀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스카우트 제의'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 좋았다. 나에 대해 좋게 봐주시던 분이, 나와 함께 일하고 싶다 말씀 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개발 업무와 다르게, 직원 '양성과정'을 담당해야 하므로 내가 가야 할 길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래서 오후에는 일이 잘 안 되어 주변 친구나 선배들에게 계속 이 문제로 상의를 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아직도 사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어떠한 선택이든, 곧 내가 선택한 길로 다시 나아갈 것이다. 이번에도 그렇지만, 만만치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과연 어떤 게 후회를 조금이나마 덜하고, 스스로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선택이 될지, 아직 나 자신도 감을 못 잡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려울 때 나의 손을 잡아주시던 그분의 인자함에 대한 고마움이 잊히지 않고 보은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더 드는 거 같다.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힘들겠지만, '내가 선택' 하며 회사생활을 할 수 있게 할 터이다. 누군가 가라면 가고, 나가라면 나가는 인생보다, 진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를 조금이나마 원하는 곳을 내가 선택하여 가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해볼 생각이다. 물론 에너지가 떨어지면 그마저도 어렵겠지만 말이다.

1639305085133-29.jpg 들어가야 하느냐 아니냐, 항상 모든 것은 선택이 어렵다.


매거진의 이전글언제나 미스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