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위해 아등바등 일했을까

by 도로도로

육아휴직을 하고 나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굉장히 많아졌다. 간혹 아이를 안고 공부를 하거나 일하는 인스타 게시물을 보곤 했는데 나는 그 정도 위인은 못되고 아이도 계속 안겨있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자유롭게 뒤집다가 나와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를 보다 보면 짬나는 아주 찰나에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의 요즘 고민은 무엇을 해야 행복한가 이다. 일의 측면이 아니라 정말 내가 그냥 뭘 할 때 행복할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보니 사회적 성공보다 나 그리고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고 그래서 나도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이 생각에서 꼬리를 무는 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는가이다. 분명 처음 내 일을 할 때에는 생각했던 진로를 모두 포기하고 박봉임에도 이 일을 선택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한 4년 정도는 굉장히 재미있게 다녔던 것 같은데 그 이후는 그만큼 재미있게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정확히는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는 재미있게 지냈지만 일의 성격이 바뀌며 일 자체는 그리 재미있게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등바등 일했다. 야근수당이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시간을 아끼려고 야간에 기차를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휴일에도 일하기도 했다. 내가 맡은 것에 조금 더 완벽을 기하기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했다. 또 챙겨야 하는 사람들을 챙긴다고 낮에 그들과 대화하고 밤에 일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들이 원했을까 싶지만 그 친구들이 계약 만료로 퇴사하고 나서도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리고 여기에 학위를 따겠다고 야간에 대학원까지 가고 주말에도 스터디를 다녔다.


이렇게 하며 회사에서는 승진을 하고 대학원에서는 학위도 땄지만 그래서 나는 행복했는가에 답을 잘 못하겠다. 성장하고 싶었고 그래서 매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자 했지만 그게 진짜 내가 그 일을 좋아해서 한 건지 아니면 타이틀을 위해 한 것인지에 대해 나는 쉽게 답을 하지 못하겠다.


이제는 난 육아를 하는 주 양육자의 포지션을 가지고 나의 일상으로 내년에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전처럼 그렇게 이것저것 아등바등할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이걸 하는 게 행복해서 너무 힘들어도 행복하다면 당연히 시간을 쪼개서라도 하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너무 아등바등하지는 말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려면 육아휴직 중 적어도 뭘 하지 않더라도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어떤 걸 할 때 행복한지 나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0세 장난감 구입이 필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