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같은 팀 사람들과 거의 10년째 일하다가 육아휴직을 들어왔다. 이직이 잦은 회사와 업계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다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놀랐다.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어려운 것들도 뚝딱뚝딱해냈고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며 정말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처음 내 동료가 임신을 했고 그다음에 몇 달 있다가 내가 임신을 했다. 졸지에 비슷한 연차의 두 명의 팀원이 육아휴직을 들어가게 되면서 둘이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PM 역할은 모두 우리의 사수 역할을 하던 상사에게 돌아갔다. 물론 우리 자리에 육아휴직대체 직원을 뽑았지만 연차 차이가 났고 업계에 대한 내용을 잘 몰라 상사가 다 챙길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만나서 상사와 밥을 먹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응원했다가 너무 본인이 힘들어지니 원망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원망하지 않는다고 중요한 시기이니 잘 보내라고 하는데 너무나 죄송했다. 본인의 일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일까지. 더군다나 동시에 나간 두 명의 일을 떠맡는 건 친한 친구라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상사는 퇴사만 안 하고 돌아온다면 그때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꼭 돌아오라고 했다. 원래의 생각은 어린이집이 3월에 되더라도 운전도 배울 겸 논문도 마무리할 겸 원래대로 하반기 복직할 예정이었으나 어린이집이 된다면 정말 바로 복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덤덤하게 그 이야기를 하시는 게 더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나 나의 걱정은 과연 내가 이전처럼 그 정도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가다. 이전보다 확실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고 더군다나 이제 아이를 케어하며 일을 해야 한다. 이전처럼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하지 못할 것이 걱정되다가도 오히려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하게 될까 봐, 그래서 완전 번아웃 상태로 갈까 봐도 걱정된다.
육아휴직자는 휴직 중에도 복직을 하더라도 죄송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