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먼저한 사람으로써 출산을 앞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다들 산후조리원을 정말 많이 고민한다. 그래서 나의 선택을 돌아보곤 하는데 일단 산후조리원을 고름에 있어 나에게 중요한 건 3가지였다.
1. 아이를 잘 케어해 주는가. (아이를 보는 데에 있어 어떠한 부정적 후기도 없는가)
2. 집과 가까운가 (병원이 집과 가까웠다)
3. 1과 2를 만족시키면서 저렴한가
그래서 처음에는 창문도 없는 방이 있는 조리원을 예약했다가 그 조리원에 벌레가 나왔다느니 아이 위로 설치물이 떨어질 뻔했다느니 등 안 좋은 후기들이 있어 내가 지냈던 산후조리원으로 바꿨다. 1부터 3을 모두 만족시켰고 친정엄마는 뭐 그렇게 저렴한 조리원으로 하냐고 했지만 나는 차라리 그 돈을 나중에 몸이 회복되지 않으면 마사지를 받는 데에 쓰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너무 출산을 과소평가했다. 생리만 해고 얼마나 갑자기 기분이 널뛰는데 출산을 하면 얼마나 우울감이 찾아올지를 생각하지 못한 거다. 그리고 공간은 감정에 큰 역할을 한다. 내가 너무 나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조리원을 골랐다.
일단 창문. 그 창문이 매우 중요했는데 내가 있던 조리원은 창문에 스티커 간판이라고 해야 할까 조리원 홍보를 위해 글자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그래서 눈을 뜨면 그 스티커가 나를 반겼고 밖을 보면 허름한 건물 뷰가 나를 반기고 있었으며 창틀에도 먼지가 많았다. 사람이 예민하면 별게 다 예민해진다고 그 스티커가 있는 건물뷰를 너무나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잘 들어오지 않으니 그게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경산모가 많은 환경. 첫째가 들어올 수 있던 조리원이라 경산모가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수유실에서 수유 자세를 못 잡고 헤매는 산모는 나뿐이었다. 도와달라 하니 이렇게 먹이시면 돼요 하고 가셨는데 나는 왼쪽 가슴에서 오른쪽 가슴으로 애를 어떻게 옮겨서 먹여야 할지 자세를 잡을 수가 없었다. 너무 능숙하게 먹이는 산모들 심지어 도움도 필요 없어 아이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는 산모들 틈에서 나만 바보가 된 것 같았다. 테이블에 있는 벨을 누르면 도움을 준댔는데 내가 앉은 자리에서 테이블까지 손이 안 닿았고 애를 데리고 이동하기가 겁이 났다. 한 명의 친절한 선생님을 며칠 만에 만나서 겨우 자세를 잡았지만 이미 모유수유가 너무 힘들었던 나는 모유수유 콜도 무서웠고 집에 와선 완분을 했다. 물론 적극적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만 헤매는 초산모를 만났다면 너무 반가웠을 거다. 또한 경산모가 많다 보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도 적었고 방에 첫째와 함께 있는 분들이 많아 복도도 적막해 그것도 외로움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주차공간이 별도로 없었다. 그러니 남편이 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택시는 안 잡히는 거리고 걸어오기는 애매해서 남편은 매번 오는 데 고생했다. 또한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모기도 많아 다리를 모기에 다 뜯기기도 했고 청소도 대걸레로 그냥 방을 쓰윽 닦는 형식이라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다시 산후조리원을 고른다면 마사지를 다 포기하고 조금 넓으면서 해가 들어오는, 그리고 초산모들도 적절히 섞여있는, 또 너무 오래된 빌딩에 있지 않은 그런 조리원으로 선택할 것 같다. 조리원 시기가 너무 우울했고 그 산후우울이 결국 집으로까지 이어졌기에 나를 위한 치료로써라도 산후조리원에 조금 더 투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