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다 재밌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1학년이나 2학년쯤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처음의 기억은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는 가장 분노의 기억임에 확신한다.
자세히 나는 기억은 아니나,
사진으로 찰칵,
찍은듯하게 찰나의 순간이 머릿속에 찍혀있다.
책상은 두 명이 같이 앉기에
충분히 긴 책상이었고,
나는 오른쪽에 앉아있다.
나의 짝꿍은 왼쪽에 앉아있다.
내 짝꿍의 이름은 땡땡땡.
얼마나 분노했던지
지금까지도 이름을 안 까먹었다.
(지금은 안 유명하니 이름을 발설하고 싶으나
언제 유명해질지 모르니 내 깊이 참겠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내 짝꿍은 아마도 장난을 치고 싶었던 모양이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을 들고,
내 얼굴이 다트판이라고 생각하는지
찌를까 말까 찌를까 말까 장난을 하였다.
내가 느낀 것은 공포감과,
그 애가 나를 찌를 것이다란 믿음이었다.
와, 그 애는 진심 내 믿음에 보답했고,
나의 생존본능은,
손바닥을 활짝 펴서 나의 얼굴을 보호하는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어냈다.
(아이언맨 슈트보다 강도는 현저히 약했지만...)
그리고,
내 손엔 아이언맨 손바닥처럼,
연필심의 동그란 자국이 생길 만큼,
연필이 손바닥에 꽂혀있었다.
(여전히 내 왼손 손바닥 가운데에는,
세월만큼 희미해진 자국이 남아있다.)
그 후에는 어떠했는지 기억이 전혀 없다.
이 장면만이 나의 뇌에 콱 박혀있을 뿐.
그때 찔렀던 그 애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도 나의 기억에는 있지만,
죽을 때까지도 그 애의 기억에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