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iss Secret 2

비밀이 다 재밌지는 않지만,

by 에이첼

초등학교 1학년이나 2학년쯤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처음의 기억은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는 가장 분노의 기억임에 확신한다.


자세히 나는 기억은 아니나,

사진으로 찰칵,

찍은듯하게 찰나의 순간이 머릿속에 찍혀있다.


책상은 두 명이 같이 앉기에

충분히 긴 책상이었고,

나는 오른쪽에 앉아있다.

나의 짝꿍은 왼쪽에 앉아있다.

내 짝꿍의 이름은 땡땡땡.


얼마나 분노했던지

지금까지도 이름을 안 까먹었다.

(지금은 안 유명하니 이름을 발설하고 싶으나

언제 유명해질지 모르니 내 깊이 참겠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내 짝꿍은 아마도 장난을 치고 싶었던 모양이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을 들고,

내 얼굴이 다트판이라고 생각하는지

찌를까 말까 찌를까 말까 장난을 하였다.


내가 느낀 것은 공포감과,

그 애가 나를 찌를 것이다란 믿음이었다.


와, 그 애는 진심 내 믿음에 보답했고,

나의 생존본능은,

손바닥을 활짝 펴서 나의 얼굴을 보호하는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어냈다.

(아이언맨 슈트보다 강도는 현저히 약했지만...)


그리고,

내 손엔 아이언맨 손바닥처럼,

연필심의 동그란 자국이 생길 만큼,

연필이 손바닥에 꽂혀있었다.

(여전히 내 왼손 손바닥 가운데에는,

세월만큼 희미해진 자국이 남아있다.)


그 후에는 어떠했는지 기억이 전혀 없다.

이 장면만이 나의 뇌에 콱 박혀있을 뿐.


그때 찔렀던 그 애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도 나의 기억에는 있지만,

죽을 때까지도 그 애의 기억에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