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iss Secret 3

승부욕의 어린이.

by 에이첼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고,

그 동네가 이제 우리 동네다라고

익숙해질 무렵이었다.


지금은 오랫동안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신축빌라로 이사를 갔는데,

주변에는 조금 텅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유일하게 아이들이 몰려서 노는 곳이

집 앞 넓은 공터에 있었는데,

공 모양을 한 뺑뺑이라는 놀이기구 앞이었다.


공 모양의 뺑뺑이 안에 앉아서 타기도 하고,

뺑뺑이 모양을 한 쇠 막대를 두 손으로 꽈악 잡고

몸의 반동으로 휘휘 날리며 밖에서 타기도 했다.


특히 안에서 탈 때에는 더 큰 가속도를 위해

공 모양 안쪽의 기둥이 아닌,

바깥 방향으로 몸을 기대어

오른쪽 다리를 뺑뺑이 밖으로 내밀고는

땅을 딛으며 돌리면 그렇게 빨리 돌 수가 없었다.


그 재미에 푹 빠져 몇 날 며칠을,

동네 친구들과 뺑뺑이를 탔었더랬다.

코찔찔이의 시간은,

뺑뺑이 안에서 무한히 흘렀다.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뺑뺑이를 타는데,

그날 일이 터졌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이것은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아야

굉장한 가속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호흡이 한순간 안 맞으면서

그 가속도로 돌던 뺑뺑이의 오른쪽 다리가 걸려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오른쪽 발등이 순식간에 부었고,

급한 대로 한의원에 가서

생애 첫 침을 맞았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한창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던 나라서,

다리를 다친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의원을 다니며 치료 중이었는데,

학교에서 계주 달리기 반대표를 뽑는다며,

선생님께선 몇 팀을 만들어 달리기를 시키셨다.


나의 다리는 여전히 부었었고, 절뚝거렸었는데,

나는 계주 달리기 반대표가 꼭 하고 싶었다.


2등까지만 들어오면 대표를 할 수 있다 해서,

그 다리로 뛰었다.


내가 달려라 하니의 하니였다면,

그 다리를 하고 1등을 했겠으나,

난 하니가 아닌 어린이였고,

아쉽게도 3등이라 대표가 되지 못했다.


그때 조금 큰 좌절의 맛을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승부욕이라는 녀석과 대면한 것은

그날이 시작이었다.


지금은 과연,

내 마음속 승부욕이 여전히 남아있는진 의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