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iss Secret 4

어린 나를 할퀸 최초의 사건.

by 에이첼

뺑뺑이 속에서 무한한 시간을 느끼며,

어지러이 돌아가는 주변 환경에,

시간여행을 하는 어린이, 바로 나.


매일매일 똑같은 뺑뺑이 속 시간이었지만,

그날은,

다른 시간으로 '툭'하고 떨어진 것만 같았다.


오래된 기억이라 흐릿하지만,

그날따라 같이 뺑뺑이를 타던

친구들이 하나도 없었다.


집 근처 가장 낯익은 곳에서의 낯선 느낌.


평소보다 더 느리게 탔지만,

어지러움은 조금 더 오래 남았던 날.


모르는 낯선 사람이었다,

나에게 다정히 말을 걸었던.

아무리 생각해도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다.

'다정'이라는 안대가 내 눈을 가렸던 모양이다.


낯선 그 사람은 나에게

"어지럽지 않니?" 물어보았다.

"조금 어지러워요."

나는 대답했다.


아까는 낯선 사람이었지만,

어린 나에게는 금방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내가 사는 빌라 옆의 빌라 방향으로,

길게 손가락을 뻗고는

"저기까지 달려가면 어지럽지 않을 거야."


왜 그랬을까?

그저 몇 분만 가만히 있었더라면,

어지러움은 금방 가라앉을걸 알고 있었는데,

낯선 아는 사람의 '다정'은,

어느새 내가 저기로 달려가게 했다.


.

.

.


낯선 아는 사람은,

무서운 사람이었고,

집에서 오들오들 떨었더랬다.


엄마에게 비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게도 비밀로.


내가 잘못한 것 같아서,

말하면 혼날 것 같아서,

또 무서운 그 사람을 만날 것 같아서.


그날의 일은,

몇 년이 흐른 뒤,

학교에서 숙제로 내준 일기에

그 흔적을 남겼던 기억이 있다.


내 등 뒤에 여전히 남아 있는 그림자가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