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iss Secret 5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by 에이첼

인생 최초 나를 할퀸 사건이 있던 동네를 떠나고

새로운 곳에 우리 가족은 정착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에 전학 와서

새로운 학교에서의 시작이,

다른 친구들보다 절반 늦은 시작이었죠.


그때부터였을까요,

나 혼자인 시간이 집에서 뿐만은

아니었다는 것이.


4학년의 시간은 기억에서 아예 없어요.

마치 기억상실에 걸린 듯,

외계인이 4학년의 기억만 쏘옥 빼내간 듯이.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도 없었고,

특별히 기억나는 친구도 없었어요.

아마도 거의 혼자였기 때문일 테지요.


5학년이 되면 달라지겠지 싶어

나는 5학년이 되기만을 기다렸어요.


애초에 늦은 출발이었으니

같은 출발선상에 서서,

함께 뛰고 싶었던 것이었죠.


그렇게 바라던 5학년이 되었고

출발선에서 같이 출발을 했어요,

분명 함께 출발했는데.......


4학년 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주로 혼자였어요.

그래도 조금씩 같이 놀던 친구가 몇 있었지만,

손안에 모래알 빠져나가듯 사라졌어요.


아마도

그때의 나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그 시절 제가 제일 좋아했던 시간은,

토요일 학교를 마치고 아파트 단지 안에

목련나무가 커다랗게 서있는 곳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었어요.


따뜻한 햇빛을 맞으며 눈부신 하늘을 보고,

은은하게 바람에 실려오던,

순백의 목련꽃 향기가

내 코 끝에 앉아 쉬어가던 그때.


해가 저물 때까지 앉아있었어요.

그리고 집에 갈 때,

빨리 토요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땐 저 시간이

영원할 줄 알았을까요.


영원이란 것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어린 내가 알았다면

토요일의 오후는 더 소중했을까요.


단 한 번이라도 꿈에서,

나의 어린 시절과 내가 만난다면,

토요일의 그 시간을 좋아하던

어린 나의 옆에 앉아,

같이 하늘도 보고,

목련꽃의 향기도 맡고,

해가 떨어질 때까지 이야기하는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영원한 것은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너와 끝없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그러니 조금은 덜 외로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