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의 끝은 바닥이 아닌 바다

숨 막히는 심연 속으로.

by 에이첼

그때가 몇 년 전이었더라. 아! 2013년 늦가을쯤이었구나.

내가 세상 가장 어두운 것은 불 꺼진 방안 정도라고 생각할 때였다.

그리고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때이기도 했다.


20대의 싱그러움과 패기가 넘치는 때에,

어설픈 성공과 사람 지치게 만드는 실패를 겪은 나는,

단단한 나무 같은 사람이 아닌

작은 바람에도 아슬아슬 떠는 마른 잎새가 되어 있었다.

30대의 시작은 더 용감할 줄 알았는데,

늦가을 서늘하게 부는 바람에 나뒹구는 신세가 될 줄 몰랐다, 나.는.


이젠 정말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때 시작했던 나의 연인과의 사업.

나는 그저 테스트에 통과하기만 하면 됐고,

나도, 나의 연인도 의심의 여지없이 다음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테스트 탈락, 그럴 리가, 말이 되나, 추락의 시작.


나와 내 연인을 둘러싼 침묵의 공기는,

숨을 쉬는 내 자신이 염치없게 느껴질 만큼 묵직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발목을 지옥 끝까지 붙잡고 끌고 가는 그 느낌, 죄책감이었다.


내 눈물이 지금 다 말라버린 건 그때의 내가 흘린 눈물이 모여 회사를 바다로 만들었기 때문일 거다.

그 바다 안에서 나와, 지금은 전 연인이 된 그는 점점 가라앉았었다.


우리 둘은 헤어지기 전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헤어지자 말로 하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들의 마지막이다란 것을.

지킬 앤 하이드처럼 낮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

밤에는 둘이서 손 붙잡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여행에서 현실로 돌아온 나는,

혼자가 되었다.

근데 이제 전 연인과의 회사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것을 곁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