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필 무렵엔 중간고사 기간이겠지..
3월,
봄의 시작이자, 겨울의 끝자락.
겨울의 아쉬움 남은 쌀쌀한 인사를
봄의 따스한 햇살이 찬 손을 어루만져준다.
하지만 아직 봄을 체감하기엔 조금 이른가 싶은 느슨한 마음을
개강은 "응, 아니야."하고 정신이 번쩍 들게 다가왔다.
오랜만에 강의실에 접속한 나는,
낯익은 낯섦을 느끼며,
낯설지만 설레는 새 과목의 강의를 듣는다.
1주 차에는 교수님들마다 반가운 인사와 함께
13주를 함께 할 항해사가 되셔서 공부의 방향을 말씀해 주신다.
각각 개성이 다른 교수님들의 스타일에,
새로 접하는 과목들에 대한 애정이 뿜뿜 샘솟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유념해야 한다.
이런 기분일 때,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을.
1년 열두 달, 매달 첫째 날은
매년 1월 1일의 기분으로 의욕 뿜뿜이지만,
작심삼일이란 말이 괜히 있는 말이겠는가.
1주 차 강의만으로
'난 장학금을 이미 받고도 남았어!'내지는
'훗, 이 정도야 껌이지.'라는
어리석고 얕은 생각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1주 차의 수업은 그저 미끼일 뿐.
그 미끼를 문 나는 그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물고기가 되어야 한다.
방학 때 나름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썼던 시간 속에서
쫌쫌따리 머릿속에 모아둔 글감들과 실력들이,
아지랑이처럼 증발하는 모습을 느끼는 기분이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다가가니 신기루였다는 느낌일지도?
1년 전 다짐했던 생각, 목표, 꿈들이 희미해지는 것 같은
그런 순간이 최근에 자주 나와 마주했다.
고작 1년인데, 벌써 희미해지다니.
내 자신감은, 내 다짐은,
물속에 떨어진 한 방울의 검은 잉크가 사라지는 것보다
빠르게 투명해진다.
개강은 그런 나에게,
다시 시작해 보자고 손을 내미는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타이르는
그냥 하면 된다고 응원하는
내 편이라는 의미의 것이다.
3월에 내 손을 잡고,
함께 해보지 않을래요?
무엇이든지, 아무것이라도 좋아요!
이렇게 개강은
노화로 약해진 나의 연약한 무릎에 힘을 실어준다.
일어서는 것은 도와주지만,
걸어가는 것은 순전히 내 몫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