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도 이제는 성숙한 소녀시대가 된.
어두웠던 시절,
그 긴 시절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나는 꽤 다양한 학생이었다.
마음은 멈춰있었으나,
부단히 달아나려고 애쓴 몸의 움직임이었달까.
20대 끝자락엔,
환경과 대학원생이었고 4개월 어리바리 다니다 자퇴했다.
남은 것이라곤...
학자금 대출과 교수님 및 선배들에 대한 은은한 원망감.
지금보다 10살 어렸을 땐,
법학과 대학원생이었고 1년 바지런 떨며 다녔지만.......
2학기 다니고 휴학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네.
휴학 중
스트레스 풀려고 다닌 킥복싱에 하루 4시간씩 투자한 결과,
무릎 전방십자인대파열...
누가 메달 준다고 한 것도 아닌데,
분수에 맞지 않는 발차기 한답시고
날리란 발은 안 날리고 무릎을 날려먹었더랬다.
무릎의 회복시간은 자연스레 대학원 제적의 길로 인도하였다.
무자비하게 자비로웠다.
그 후, 약 10년 동안은 마라톤 같은 자격증 도전의 시간이었다.
산업위생기사, 대기환경기사, 산업안전기사 등등.
아! 세무회계도 잠깐 발 담겄었지.
10년을 뛰었으면 풀코스 마라톤 10번도 더 완주했을 시간이었을 텐데...
나는 어느 것도 손에 잡지 못했다.
더 못해먹겠다 싶어서 산업위생산업기사 시험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진짜 그냥 봤다. 2020년을 시험본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근데 이제 합격의 목걸이를 손에 쥔.
약 2년 전엔,
환경보건과 대학원생으로 입학했고,
가을학기를 무사히 마쳤다.
가족의 건강문제로 휴학을 선택했는데...
가족이 아프단 건 사실이었지만 휴학을 하는 것은 핑계였다.
진짜 하기 싫었다. 내 취향도 아니고, 무엇보다 내가 못했다.
어서 와, 자퇴는 꽤 자주지? 하며 또 자퇴했다.
이것이 2025년 상반기까지 있었던 슬기로운 대학찍먹 시절이었다.
그리고 난 2025년 9월부터 다시 대학생이 되었다.
문예창작과 3학년에 편입, 글쓰기의 시작점이라 하겠다.
나는 많은 학생이었지만,
지금이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다.
어려운데 재미있고,
힘든데 계속 생각나고,
지치는데 자꾸 땡기는...
그런 맛이 있는.
다시 만난 40세의 대학생인 나는,
이제 41세가 되어 2번째 학기를 기다린다.
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봄학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들로,
봄기운과 함께 마음을 가득 채우려 한다.
목련나무의 목련도,
벚꽃나무의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그 봄날을 나처럼 기다리려나.
그렇다면 나무들은 지금 엄청 설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