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유튜브,컴퓨터,게임과의 전쟁

나는 좋지만, 남-특히 자식에게는 용납 안 되는 1번

아, 지긋지긋한 영상 매체와의 전쟁

핸드폰, 유튜브, 컴퓨터, 게임...

태어나면서 핸드폰을 손에 쥐고 태어난다는 요즘 어린 아이들,

중학생 첫 아이때만 해도 어릴 때 식당에서 핸드폰 보여주며 밥 먹이는 게 살짝 눈치보였는데

지금은 뭐.. 핸드폰 없이 밥 먹는 아이들이 신기할 따름.

초 고인 둘째는 코로나 19 팬데믹 때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컴퓨터-유튜브 접근이 완전 해방된 케이스

공부를 핑계로 유튜브를, 검색을 핑계로 게임 분석을 하는 못된 가능성을 열어 준 셈.



아이들 영상 접근은 늦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1.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지침도 물론, 올해 5월 서울시 영.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 예방 캠페인에서도 마찬가지로 24개월 이하는 어떤 이유든, 어떤 유익한 프로그램이든 동영상 노출을 허락하지 않는다.

2. 뇌의 발달과 상호작용을 통한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을 이루어 가는 영유아에게 동영상은 대뇌 발달의 불균형,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기회의 박탈, 고른 발달의 저해를 유발한다.

3. 영상 접근이 허락된 이후에도, 동영상의 활용과 자기 조절을 위한 미디어 리터리시 교육은 전생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 3번이 정말 어렵다... 하아.

나도 그렇지만 영상의 세계는

정말 끊임이 없고, 매번 새롭고 아이디어도 번쩍이고,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다.

단순 동영상 뿐 아니라,

SNS, 문자/톡 이른바, 이 또한 상호작용 아니겠느냐 위안 받고 싶은 세계 또한 아이들에게는 거의 대면대화, 만남, 놀이 이상의 세계이다.

이 새로운 만남의 장에서 쉽게 헤어지고 만나고, 타인을 임의적으로 해석하고 나를 포장하고 드러내고, 또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실되게 오가는 대화 또한 문화로 받아들일 것인가,

언어가 훼손되고 감정이 왜곡되고 심하게는 자아상, 자존감까지 만들어지는, 올바른 사회성의 발달을 막을 수만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쨋든

스마트기기와의 전쟁이 우리 집은 이미 5년 이상 진행 중인데


1. 성과 보상에 따라 정해진 시간을 허락하기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최악이다.

시험 100점 맞으면, 숙제를 다하면, 오늘 모임에서 얌전히 잘 있으면...

등의 조건에 따라 그 보상으로 미디어 타임이 허락되자, 처음은 꽤 성공적인 듯 보이나 곧 주객이 전도된다.

아이는 미디어를 위해 세상을 살게 된다. 공부의 목적도 의무 완성의 목적도 내 삶의 목적도 게임인 듯이,

엄마는 무슨 핸드폰 허락자인 듯 행세하기 시작했다. 나만 보면 "엄마 숙제 다 했어, 게임해도 돼?"

숙제 시간은 세상 빠르게, 게임 시간은 세상 진지하게 변해 갔다.

이 방법은 시도 조차 하지 말기 바란다.


2. 가능한 요일을 허락하기

'하루에 20분 게임 가능'과 같이 규칙된 시간을 허락하면 이른바 중독의 가능성이 있다 하여,

우선 우리는 일주일간 약속을 잘 지키면 '주말만 가능' 이라고 보상의 형식으로 미디어를 허락했다.

참는 훈련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무서운 일이 생겼다.

주말은 정말이지,,, 외출도 여행도 생각하기 힘들어졌다.

아이들이 주말-미디어에 대한 열망이 커져갔고, 일주일 중 주어진 하루~이틀이 너!무!나! 소중하게 각인되었다.

주말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자정이 넘어도 잠들지 못하는,,, 중독을 우려했지만, 더 큰 몰입과 집중을 유발하게 된 것이다.

'주말 2시간'으로 시간 제한이 생기고, 가족과의 여행이나 모임 등을 우선한다는 원칙이 추가되었으나, 한정된 시간이 주는 소중함과 집착을 깨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3. 하루에 조금씩 욕구를 채우기

일주일에 몰아서 하는 것이 과도한 몰입과 집착을 야기한다는 판단 하에

'하루에 30분 가능' 단, 오늘의 할 일을 '충실히' 마쳤을 경우로 조건을 달았다.

욕구도 채우고 계획성, 조절성도 기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는 않았다. 매일매일 보상이 아니라, 하루 일과를 다 마친 후 놀이에 대한 개념으로

자기/가족 평가와 함께 도입했는데(숙제가 많은 날은 못 놀기도 하고, 조금 한가한 날은 많이 놀기도 하니까)

핸드폰 30분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뭐 게임 한 판, 유투브 2개 정도 보면 끝나는 너무나 감질나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고 30분이, 1시간, 2시간 되는 건 우습고, 무엇보다 그렇게 핸드폰을 보며 몇 시간이고 낄낄 대는 꼴을 내가 못 보겠었다. 왜 적당히가 안되는 것인지, 스스로 멈추는 게 어려운 것인지, 시간 타임을 알려주고 확인하고 약속해도, 결국은 엄마 주도로 협박과 억압으로 빼앗기 싶디 하는 반복이 괴로웠다.


4. 바른 인식, 자기 주도성, 협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 정도 아이들 머리가 커지고 매시간 부모가 아이의 생활을 지켜볼 수 없게 된

지금,

원칙은,

1) 학교 생활, 숙제, 과제, 독서 등 그날의 할 일을 계획하기

2) 엄마가 왜 미디어를 막는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계속 이야기하고 돌아보기

3) 미디어가 필요하다면,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 계획하고 허락 맡기

4) 오픈된 장소에서 계획대로 실천하고 멈추기

5) 게임이나 미디어 역시 놀이의 일종이지, 스스로 조절하기 힘들면 부모의 개입을 원망하지 말기

로 정했다.

이로써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나의 핸드폰 사용에 대해 돌아보고, 단순 오락/게임이 아니라 정보 검색, 활용에 대한 도구로서의 인식도 생긴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의 간섭에 대해 억울하다, 너무하다, 왜 그러냐 등의 불만이 줄었다.



커서 뭐하고 싶어요? 물으면 크리에이터, 게이머가 먼저 나오는 아이들

그렇지만 이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라면 싫어하는 아이들

슬기롭게 지혜롭게 이용하길 바라는 게 내 욕심만은 아닐 것이다.

어른은, 부모는 끊임없이 아이들과 때로는 스스로와도 미디어와의 전쟁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하나 바라는 것은 상업적인 목적 때문에 아이들을 미디어 세상에 끌어들이는 일들도 좀 적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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