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대 기대, 위로 대 격려, 추궁 대 기다림, 엄마의 선택은...?
중 2 아이의 2학기 상담이 있었다.
"OO이는 수업 태도도 바르고, 노트 필기도 정말 예쁘게 열심히 해요."
"그에 비해 시험 성적은 아쉬워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아이의 적성인지, 가능한 것인지는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그래도 OO이 정말 예쁜 딸이지요?"
응... 이것은 칭찬인지? 디스인지?
잘 하고 있다는 건지? 점검해 보고 더 노력해 봐야 한다는 건지?
음..
흠..
휴..
분명 우리 딸은 참 예쁜 딸이다.
이른바 중2 질풍노도의 시기를 무난하게 넘어가고 있고,
스스로 공부하려고도 하고 있고,
부모의 말에도 부분 수긍하며 철부지 동생에게도 살갑게 하려고 한다.
다만 아쉬운 건
공부 성적이 그간 나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거.
아주. 매우. 당황스럽고 실망스럽고 걱정스럽고 불안할 만큼이라는 거.
선생님도 느끼고 있구나...
하.
이 난관을 어떻게 넘어가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아이 스스로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은 아는데
부모로서 볼 때, 좀더 열심히! 좀더 효율적! 으로 하면 좋겠다.
'공부는 학원에서, 가정에서는 격려와 지지만!'
'아이의 정서적 지지와 흔들리지 않는 터전을 위해 부모는 믿음과 신뢰를!'
'어른으로서의 모습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위해 바른 어른의 모습을!'
'아이의 목표를 위해 적절한 정보와 충분한 지지를!'
예민한 사춘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중고등 6년을 아낌없이 후회없이 달리게 하기 위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어느때보다 아이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표정 하나하나가 신경쓰인다.
윽.
이러다 그 전에 내가 다 늙겠다.
정말 그냥 사랑스러워서 사랑하고, 애쓰지 않아도 혀 꼬이는 말이 나왔던 애기 때와는
360도 상황이 달라진 느낌.
오늘도 남편은 아이의 5살 때 사진을 보고
이때는 우리 딸이 이렇게 사랑스러웠는데 하며 아쉬워 한다.
지금은 다 큰 딸, 엉덩이 토닥이기도 부담스러울 테니까. 후훗
어쩌다 우리의 대화 목표가 공부가 되었는지,
"그래, 실컷 놀고 스트레스 다 풀었어? 그럼 이제 숙제 잘 되겠네"
"그래, 밥 많이 먹고 튼튼해 지자, 그래야 엉덩이 힘이 길러지지"
"그래, 너가 요즘은 이걸 좋아하는 구나, 그러면 이런 진로는 어때?"
"그래, 그 친구랑 너랑 잘 맞는 구나, 그 친구는 학원 어디 다녀?"
뒷말은 가급적 삼키고는 있는데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올 때가 있다.
아이도, 나도 다 아는 그것,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 그것.
참나.
때로는
너는 학생이니, 공부가 네 일이고 의무이고 목표이지.
친구, 놀이, 취미 이건 네 할 일을 다 하고 나서의 일이지.
너가 하기 싫다고, 힘들다고 그만 두고 대충 할 일이 아니라고!!!!!!!!!
매일 같이 이야기해 주고 싶은데
오늘도 엄마는
아이의 감정을 보고, 아이의 행동을 읽으며
엄마의 바램을, 엄마의 걱정을
사랑으로 포장하여, 권위로 무장시켜
슬그머니 건네곤 한다.
네가 힘들다는 거 알아.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
엄마도 다 해 왔고, 또 아직도 하고 있는 일들이야.
못할 것도 아니고 포기할 것도 아니야.
해 보자. 아낌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힘들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보자.
그냥 밥 먹고 잠 자듯이 그렇게 좀 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