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후유증

루틴이 주는 힘, 달콤한 유혹-핑계

Q. 어제 포르투칼과의 경기를 온 가족이 다 보고 2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마침 금요일 밤이기도 했고,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너무나도 짜릿하고 통쾌하고 멋지게 우리는 이겼고, 정말 벅찬 느낌으로 잠이 들었다.

문제는 오늘 아침!

그나마 나는 못해둔 일을 하느라 더 늦게 잠이 들었지만 겨우 일어났고, 새로운 날을 준비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고단함을 이겨내지 못했고...

큰 아이는 오늘 아침 학원 시험 준비를,

작은 아이는 오늘 아침 학원 셔틀을 놓쳤다.

(약간 번외: 남편은 오늘 하루 종일 골골거리다 결국 낮잠을 내리 주무시고 계신다)


이거 화가 나 안나? 이게 이럴 일???

너희들의 안일함, 무계획, 무책임에 성실한 나는 이해가 안 되고 엄마인 나로서는 어젯밤 일이 후회가 됨.



Q. 축구 성과가 좋으면서 그동안 감추어졌던 축구 영웅들의 이야기가 화제다.

손흥민이야 말할 것도 없고, 축구 신동 꼬마 이강인, 잘생기기까지 한 조규성, 급호감이 된 벤투감독까지,

뭐든 성공 스토리는 자식들에게 영감을 주는데 이용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이 선수 봐라,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니

이 선수들 봐라,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멘탈을 지키고 기회를 만들어 내잖니

이 봐봐라, 앞날은 누구도 예측을 못하는 거다, 그러니 우리도 최선을 다해야 겠지


흐흐

이러다 축구가 싫어질 지경?

대화를 훈계로 이끌어가는 부모들의 화법이란, 작은 흥미도 재능과 진로로 엮어보려는 본능?

아.. 근데 그러면 안되는 걸까? 만물이 스승이고 지혜인데 부모가 그걸 좀 일깨워 주면 안되는 걸까?

이렇게 노력하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작은 거 하나에도 버겁다 하는 너희들이 어른인 나는, 엄마인 나는

안타깝고 조바심이 나서 안달이 남.




A.

내가 그 때로, 지금의 우리 아이들 나이로 돌아간다면

나는 그때의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까?

그때 우리 엄마가 했던 말들을 더 잘 듣고 더 새기며 실천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수 없겠지?

누구의 좋은 말도 도움도 내재화시키지 않으면 그저 남의 일일 뿐이다.

아이들이 내 말을 '알았어요 엄마 그렇게 할께요' 바로 듣지 않는다고 괘씸해 하고 서운해 할 것이 아니다.

스스로 가치관을 가지고 그들의 실천력과 판단력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나또한 어른으로서, 엄마로서

가치있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내재화에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의 행동에 습관을 길들일 수 있도록

어렵지만 확실한 것들을 좀더 신경써야 겠다.

후아. 오늘도 힘든 엄마로서의 길을 걸어야 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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