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ACAC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하 May 29. 2024

24. 라이언킹

아무리 때려봐라 내가 깨지나!





불타는 금요일을 어떻게 보내지?

하고 고민하던 찰나였다

카톡!

누군가와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톡이 왔다.


"개인sns에 사진 올릴 때는 허락을 해달라고 합니다."


행복한 금요일 날아온 톡의 사진은

작년에 알게 된 한분이 다른 선생님과 나눈 대화였다.


내용은 나의 sns에 자신의 사진이 올라간 것이 기분 나쁘다는 것이었다.

순간 허락 없이 올린 게 미안했다.

아차 내가 잘 못했구나.

그분이  기분 나쁜 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미안함도 잠시

캡처한 대화내용을 본 순간 미안함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 했다는 것도.

초상권에 대해 민감한 시점에 허락 없이 사진을

올린 건 내 잘 못이라고 충분히 인정하고 미안했다.

하지만...


그 잘못을 따지는 과정이 나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나에게 전화로 기분 좋게 사진을 지워달라고 했으면

되었을 일이었다.

하지만 그분은 그리 하지 않고

다른 분을 통해

내가 sns 팔로우 수를 늘리려고 그랬다는 둥

무슨 실적을 위해 그랬다는 둥

내가 사진을 팔아서 무슨 큰 이득을 취한 사람처럼

나를 욕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더 화가 나는 건 그 사진은 이미 신문에도 실린 사진이는 것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된 사진이었기에 나는 더 조심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앞의 대화 내용은 잘려서 알 수는 없었지만

나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하는 말들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평소 그분에는 큰 잘못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간식을 준비할 때도 커피를 안 드시는 분이라 음료도 늘 따로 준비해 드렸고 도와드릴 일 있음 해드리려고 노력했다.

순간 내가 큰 대역죄를 지은 사람처럼 취급받는 것

같아 순간 나 자신을 자책했다.


내 잘못을 뉘우침과 동시에

그분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저분은  말투가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말을 함부로 할 줄은 몰랐다.

상대방은 생각하지 않고 나뿐 아니라 다른 분에게도 날카롭고 기분 나쁜 말들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말투에는 눈맞춤도 없이 툭툭 나뱉는 말들이 일상인

분이었다. 


나는 톡을 보고  그분에게 바로 톡을 보냈다.

정중히 사과를 먼저 드리고

다음부터는 불편하거나 기분 나쁜 일이 있음

나에게 바로 연락을 달라고 부탁드렸다.

제삼자에게 모진 말로 나를 욕하더니

나에게는 그어떤  답 한 줄도 없었다,

이렇다 저렇다 하는 단 한마디의 말로 없었던 것이다.


화가났다는 분의 반응같지는 않았다.


어제 독서모임에서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이라는 책으로 독서모임이 했다.

인간관계가 나의 건강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몸속 장기가 탈이 나서 병원신세를 지기도 하지만

인간관계의 문제로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

관계에도 정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왜 그분은  나이도 많으면서 연륜있는 말로 나에게 기분 좋게 말할 수 없었을까?

그걸 바라는 건 나의 욕심이었을까?

서로 기분 좋게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내가 과민하게 반응한 것일까?

내가 그렇게 비춰줬다는 것은 내 잘못일까?

별의별 생각과 질문들이 떠나지 않는 주말이 이었다.


더군다나 그분은 매주 만나는 사이다.

그 주에도 만났다. 주말이 지나 그분을 다시만났다.

내 마음에 생채기가 나니 그분께 눈길도 가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분과의 관계는 그리 중요치 않았다.

평소에는 말을 조금 모질 게 한다고 생각했고

그리 잘 지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나보다 연세도 많으니 그냥 딱 윗사람 대하는 정도로만

대우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고 싶었다.


서로 만난 우리는 서로의 시선을 회피했다.

눈길은 피하면서 여전히 말로는 나를 쏘아붙였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도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얘기했다

그분이 나를 매깔스러워 한다고

매깔스럽다라는 말은 얄미워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질투하는 것인가?

함께 공부하고 배우는 입장에서

자신보다 잘하는 내가 얄미운 것인가?

다른 분들은 자진해서 봉사해 준다며 고맙다고 해주시는데 유독 그분만 왜...

내가 잘 못한 부분이 있나 생각해 봐도 도저히 떠오르질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분은 나를 공격할 것 같다.

말로 나를 어떻게 찔러 댈지 모르겠다.


왜 소중한 인연을 그렇게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인지...




나 홀로 서생의 대바위를 걷다가

사자를 꼭 닮은 바위를 발견했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모진 비바람을 견디고 견뎌

그 바위는 멋진 사자의 모습이 되었다.

그 사자는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다.


나도 저 사자바위처럼 모진 비바람을 견뎌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 아무리 나를 때리고 찌르고 해도

동요하지 말고 내 갈길을 가야겠구나 하고 말이다


신랑이 얘기한다.

"네가 그때 쓴 디카시처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나는 오늘 한 명의 관계를 떼어낸다.

그리고 견딘다.


아무리 때려봐라

내가 쓰러지나?

오히려 당신의 조각만 떨어져 나갈 뿐!


대신

나는 더 멋진 라이언이 되어 있을 것이다.


#디카시 #디카시에세이 #바카시

#관계정리 #관계가지치기





매거진의 이전글 23. 올챙이의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