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gette J Jun 25. 2022
나는 윤서를 키우면서 늘 행복했지만 당장 집 앞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슈퍼를 가는 짧은 거리를
다녀와도 윤서도 그저 남들과 달라서 이상한 시선을
받는 아이였고 고스란히 그 시선과 분위기 항상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
SNS에 이야기를 풀고 방송에 출연까지 해도 우리
가족을 아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는 편안했지만
지독한 현실의 문앞에서 이를 감내하는 것은
부모와 그리고 특히 더 예민한 아빠의 몫이었다
.
윤서와 베트남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6시간을 날아서 작고 아담한 그곳에
내려서 여행을 했을 뿐인데 그곳은 해외라서가
아니라 모든 시선과 부담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해준 신세계 같은 곳이었다
.
흔히 아는 베트남에 대한 프레임으로 보면 우리보다는
모든 게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직접 피부로
겪은 4박 5일간의 베트남 사람들은 정말 달랐다 일단
관광객을 떠나서 윤서를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이 그냥
친한 이웃을 보고 대하는 것처럼 친근하고 따뜻했다
어떤 곳을 가던지 심지어 시장에서 나이 드신 할아버지마저 윤서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셔서
놀라웠다
.
우리 가족이 운이 좋아서 그런 경험을 한 건지 몰라도
좋은 추억과 충격적인 여운을 남기고 인천공항에 다시
돌아와 수화물을 찾으려는 그 순간 이어폰을 끼고 장애인
배려석 한가운데에서 핸드폰을 보며 자신의 짐을 1초라도
빨리 찾아가려는 그 모습 심지어 휠체어를 타고 계신 분이
있어도 그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다시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곳에 왔음을 피부로 느꼈다
.
여행의 기억이 너무도 강력하게 남아있어 다음 일정을
빠르게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하와이를 다녀온
친구에게 여행 후기를 듣는데 베트남과 같은 똑같은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흥이 많은 윤서가 꽃목걸이를
하고 훌라춤을 자유로운 시선 속에서 추는 그 모습이
눈에 흐뭇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
끝내 이 계획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완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하와이에 집착했던 이유는
윤서를 위한다고 명분 삼아 우리 세 가족이 잠시나마
진정 행복하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그런 곳을 찾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
벌써 여행을 다녀온 지도 한참이 지났다 하지만 2022년
지금도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드라마나 여러 매체에 이야기로 꺼낸 게 엄청 대단하고 기념비 적인 일일까? 그리고 그 가족들만 정말 어렵고 힘든 것일까? 당사자의 마음이 제일 중요할 텐데 더 섬세하고 많이 느끼는건
당사자인데 다들 겪어보지 못한일이기에 3인칭의
시점으로 주목받고 본질이 흐려져서 아쉽기만 하다
.
그래도 세상이 무섭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처럼 지금
윤서의 친구들이 성인이 되고 세상의 주축이 되면 이런 글들과 방송에서 다뤘던 주제들이 무의미한 세상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부디 10년 뒤 이 글을 읽었을 때 이런 생각도 했던 세상이 있었구나 하며 모두가 놀라워했으면 좋겠다
.
코로나로 인해 일상적인 모두의 활동이 정지되어 답답했던
것처럼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따가운 시선이 가득한 세상에 일생을 어쩔수 없이 거리 두기를 하며 살아오는
그림자같이 지내는 가까운 이웃들 시선의 바이러스가
코로나 걸리는것보다 심하게 아프기 때문일꺼다
.
코로나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무자비하게 퍼진 것처럼
선한 영향력의 바이러스도 세상에 자비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서 다 같이 일상을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은연중에 일상의 행복을 찾는것처럼 아직도 시선이
두려운 조금 다른 이웃들이 모두다 함께 아무렇지
금요일 저녁에 모두나와 편하게 외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