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솔지에게

by Bagette J

솔지야 안녕? 진짜 오랜만에 편지를 써본다 윤서가

우리 가족이 되었음을 알고 “동동이”라는 태명과 함께

병원에 가서 처음 심장소리를 듣고 너무 감격스러워서

너한테 감사하다고 편지를 쓰고 처음 쓰는 편지 같네..

윤서가 벌써 5살이야 그리고 솔지와 함께한 지도 벌써 10년

이제 곧 11년째가 되어가고 있어 시간 참 빠르다? 이 시간도

놀랍지만 쪼꼬미 윤서가 우리 함께한 인생의 반을 함께

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니?


지금 보면 까마득한 옛날 일인 거 같긴 한데 참 정신없이 우리

그날 하루하루와 싸우며 달려왔었던 것 같아 그래도 나름

여유 아닌 여유가 지금은 생겼지만 (마음을 내려놓아서 그런 거겠지?)

행복했던 우리 가족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이벤트가 생길 줄

누가 알았을까? 어제 문득 앉았다가 열어본 책꽂이에서 윤서

초음파 사진 모아 놓은 걸 보게 되었는데 우리 윤서가 세상에 나오길

하루하루 기다리며 썼었던 엄마의 편지들을 보며 그 순간이 생각나서

웃음 짓고 눈물도 나고 그랬어

그리고 컴퓨터 파일을 열어보니 우리 함께 했었던 사진첩들

윤서가 아픈 걸 알기 전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파일별로

잘되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사진첩도 시간이 멈춰버렸어

슬프네 다시 잘 정리해놔야 되는데 그만큼 우리 둘에게는

그런 여유도 사치였나 봐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윤서의 재활을 위해 포천에서

구리까지 160Km를 차로 다니고 내가 재활에 미친 여자라고

극구 만류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조금이라도 편하게 이 세상을

살게 해주고 싶다는 너의 강력한 의지에 일반적인 정상은 생활은

아니지만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게 해주고 싶다는 눈물을 머금고

살아낸 그 하루 일과를 그 시선으로 되돌아보면서 윤서를 억척스럽게

키운 너의 그 정성과 노력이 정말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

늘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잔소리만 해서 정말 미안해

사실 나 니가 재활 시작하면서 얼마 못 버티고 그만 둘 줄 알았거든

누가 봐도 정말 살인적인 일정이니까 하지만 윤서가 건강이

안 좋아져서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없는 일이 생겨서 재활의 횟수를

어쩔 수 없이 줄였던 거지 아니었으면 계속 윤서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을 거야 솔지는

세상 모든 부모와 엄마들은 대단하지만 가장 가까운 옆에서 제대로

서포터 해주지 못하고 표현도 못 했지만 솔지를 보며 감탄하고 응원하며

지난 3년의 피 같은 재활이 지금 우리 가족이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즐겁게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의 밑거름이고 보상이라고 나는 생각해!

절대로 그 피와 땀을 바쳐 만든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결과로써 우리

윤서 엄마가 보여주고 있어 또 감격스럽다

언제까지 이 행복이 우리 가족에게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우리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잖아? 하지만 그전까지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지금처럼 오순도순 잘 살아 보자!

또 유치원에서 일반 친구들과 통합반에서 잘 지내는 윤서를 보며

처음에는 장애와 아픈 아이에게 가지는 프레임 때문에 유치원이랑

소통이 잘 안돼서 니가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때 학교 운영위원장까지

솔선수범해서 하고 교육청까지 찾아가면서 싸운 솔지 정말 대단한 것 같아!

하지만 조금은 다르고 불편한 것 때문에 희귀병과 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다가오는 상처 같은 말들 과 시선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요즘 상처 많이 받고 있지? 재활을 조금 내려놓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면서 살아가려고 하는데 윤서의 건강 상태는

안 좋아지고 특유의 도드라지는 얼굴 때문에 마음 쓰이고 상처받는

너지만 윤서가 이제 그걸 알고 상처받으면 어쩌지?라고 걱정하는

너를 보며 너무 안타깝고 속상해

나는 윤서도 많이 소중하고 사랑하지만 너도 내 인생에 있어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니까 니가 행복하고 마음이 편해야 윤서도 편한 거니까

힘들거나 속상한 일 있으면 잊으려고 지워버리려고 스트레스도 좀 풀고

나랑 이야기하면서 해소해야 된다 알았지?

▫️

솔지랑 10년째 숨 쉬고 같이 살아가지만 옆에서 볼 때 엄마는 늘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 그게 솔지여서 가능한 거고 너는 윤서에게 있어 최고의

엄마라고 생각해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좋은 아빠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늘 그릇이 작아 완전하게

담아지지 못해 속상해 늘 미안한 거 투성이지만 널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고 더 크게 샘솟고 있어 우리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고 이겨내고

있잖아? 내일도 내일모레도 서로 손 꼭 잡고 잘 이겨내자!

솔지랑 윤서가 있어 행복해 그리고 우리 앞에 닥친 시련도 이겨낼 수 있어

힘내자 우리! 그리고 솔지가 내 아내여서 윤서의 엄마여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 여태껏 한 번도 너에게 이런 말 해준 적 없었는데 참 많이 존경하고

응원해 앞으로도 많이 많이 행복하게 지내자!

사랑해 ♡ 솔지에게 민준이가^^

-사랑의 우편함 대상 수상작 아빠에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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