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많이 많이 미안해

by Bagette J


"파미드로네이트" 주사치료 5회차"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벌써

5번째가 되었다 역시 윤서에게는 큰 변화는 없다


그래도 작은 바램이나마 흔들렸던 치아가 다시 힘을 얻어

단단해졌으면 좋겠는데 앞니와 아랫니가 각각 두 개씩 반으로

댕강 반으로 잘려버려서 개구쟁이처럼 변해버렸다 하지만

(잇몸 속에 있는 남은 치아는 윤서를 얼마나 괴롭힐까..?


이번에는 잘넘어가나 했는데 주사 맞고 몇 주간은 미열과

고열이라는 친구가 쉴 틈 없이 사이좋게 함께했으며

코막힘과 노란 콧물까지 합세해서 이번에는 조금 더

아빠 엄마를 피 말리게 하기 시작했다


이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겐 겨울과 호흡기질환은

언제든지 무시무시한 녀석들이 윤서를 찾아와서

별나라로 데려갈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한다


힘없이 끙끙 앓다가 새벽에 느닷없이 일어나 미소를

날려주는 조윤서 님은 새벽잠을 설치며 늘 피곤한 엄마

아빠에게 힘내라며 버틸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 주고

다시 엄마 아빠 품에 기대어 잠들곤 한다

버틸 수 없을 것만 같던 이런 불규칙한 생활이

익숙해진 게 너무너무 싫다


2019년은 활기차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려고 했었다

모든 걸 털어버리고 잘해보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남몰래 흘리는 눈물만 가득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왜 나한테만 늘 이런 일이 생길까?"

힘내려 하고 솟아오르려고 하면 세상은 늘 나를 짓밟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그래도 늘 긍정의 에너지로 잘 버티다가

혼자 있을 때 자꾸 어둠의 그림자가 나를 자꾸 유혹하는 것만 같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이... 점점.. 더"


윤서뿐만 아니라 내 주위에 있는 복합적인 문제 자라오며

늘 아프셨던 나의 어머니 윤서랑 어머니랑 언제 별나라로 갈지

시합하는 건지 늘 내 마음을 초조하게 한다 거기다 늘 건강하고

튼튼할 것만 같던 아버지까지 점점 더 힘이 빠지고 세상의 의미가

희미해져 가기 시작한다


튼튼함과 건강함으로 무장되어 있던 나에게 큰일이 생겼다

좌측 연골판이 손상되어 나도 수술대에 오르게 생겼다

하..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나마저..


며칠 밤을 지새우고 일해도 아무렇지 않게 멀쩡했고 피곤하고

지쳐도 아무렇지 않게 일하며 너는 아빠니까 버틸 수 있어 하면서

피로도 누적되고 멍한 상태에서 늘 살다 보니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해

방심해서 탈이 난 것 같다.


나만 모르는 지쳐가는 아픔이 울림을 뒤로한 채 더 잘하고만 싶었나 보다

강한 아빠가 되어서 윤서도 지켜주고 아내의 옆에도 있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내에게 너무 미안해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또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몇 안 되는 분들에게도

늘 열심히 잘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곧 수술을 앞둔 윤서야 아빠가 강하지 못해서 미안해 윤서를

지켜주려면 얼마나 더 단단해지고 강해져야 하는지 아빠가 몸소

깨닫고 있어 내 뼈가 으스러지고 부서져도 너만 건강할 수 있다면

내 심장도 다 줄 수 있어 하지만 건강한 아빠와 신나게 노는 게 윤서도 좋지?

윤서야 엄마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우리 둘 다 수술 잘해서 회복 잘하자?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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