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30일 11시 윤서는 탈장수술 실시
같은 날 11시 30분 아빠는 무릎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 실시
왼쪽 무릎이 몇 달 전부터 계속 아파졌다 하지만 가장은 쓰러지면
안되니까 파스와 한 몸이 되어 틈틈이 한의원도 가고 치료를
받으면서 괜찮겠지 하며 참아왔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몸이 나도 모르게 비명이 나오는 통증을
선물했다 그때 이 통증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나에게 마지막
배려의 신호를 보냈던 것이었지만 나는 깔끔하게 무시했다
아빠는 아프면 안 되니까 가장은 강해야 하니까 나를 계속해서
세뇌하기 시작했다
결국 얼마 뒤 멈추지 않고 악화되는 통증에 불안감에 찾아간 병원
좌측 무릎 연골판이 찢어졌단다 참고 참으면 점점 더 찢어지니까
당장 수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괜찮을 거야 금방 낳겠지 하면서 참고 참다가 급하게 잡은 수술 일정
덕분에 윤서랑 같은 날 입원해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 병원이라면
정말 몸서리치게 싫었던 어렸을 적의 추억 늘 아프셨던 어머니 덕분에
익숙했던 수술실 그리고 중환자실 그 주변에 퍼지는 특유의 병원 냄새와
내 마음과 달리 너무나 밝았던 조명들
남들에겐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윤서가
나서면 모든 선생님들이 만반의
준비를 다하시고 긴장을 하며 수술에 임해주신다 늘 그렇듯 잘하고
나오겠지 이상 없겠지 마음속으로 되뇌고 기도한다
수술 전 듣는 설명에서는 희박한 확률이지만 늘 최악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늘 실제 일어날 것만 같은 착각이 드는 마법에 홀렸다가 이내 얼른 정신을
차리고 밝은 모습의 윤서가 그 모습 그대로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하며 초조한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별일 없겠지
하면서 엄마만 윤서 곁에 두고 같은 날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순서에 맞게 차근차근 잘해오다 갑자기 낮은 혈압이 윤서의 발목을
잡는다 덕분에 수술은 잘 마치고 중환자실로 이동해서 다시 해보는 여러 가지
검사들 윤서가 혹시나 움직일까 묶여있는 팔다리 심하게 놀라 울부짖는 윤서..
진정되지 않는 윤서를 달래기 위해 엄마는 특별히 부름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동고동락하며 상처받은 윤서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여러 가지 검사들 이어 찾아온 충격적인 소식
고장 난 심장이 진행속도가 빨라져서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말이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두개골도 절제한 아빠의 아픈 마음이 치유되기도
전에 이제 가슴에 칼을 대야 한다니 다른 소소한 수술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머니가 어렸을 적 심장수술을 하셨다 그것 때문에 병원에 대한 힘든 기억들이
고스란히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고 지금도 나를 너무너무 두렵게 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윤서에게 안 좋아지는 징후들이 몇 가지 나타났는데
밤을 새워 지켜보고 늘 함께하면 뭐하나 탈장수술을 하지 않았으면 알지도
발견하지도 못했을 텐데 부모로서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솔직하게 이번 수술은 어렸을 적 기억 덕분에 너무너무 불안하고 초조할 것
같다 선택의 기로에서 언제나 그 선택이 옳은 결정이라고 증명해 준 윤서
였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없다.. 무섭다.. 정말..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윤서 주변에 좋은 분들이 힘을 주셔서 행복하다 덕분에 우리 마음속
상처를 주는 주변 사람들이 다 잊혀진다
지금의 답답한 상황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숱한 위기에서도 여태껏 잘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 가족이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 앞으로도 힘내야지
내게 정말로 필요한 건 눈부신 기적과 같은 일들이 아니라 윤서를 사랑해 줄 수
있는 우리 가족 함께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의 시간이 많아지는 거야
사랑해 윤서야 우리 다시 한번 힘내자! 아빠 엄마도 힘낼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