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박힌 가시가 더 아픈 법"
윤서 엄마가 늘 힘들때 마다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
그리고 이 말이 우리에게 뼈저리게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윤서에게도 많은 일들이 생기고 있다 윤서병을 검색하면 논문에
A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여 치료가 시작되고 이벤트가 생길 때마다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병에 대한 정보를 축적시켜주는 윤서
어느새 파미드로네이트 치료 10회차까지 진행하고 연구와 치료를
병행하며 발달검사 등의 정확한 데이터 산출을 위한 여러 가지 검사들
솔직하게 부모로써 내 아이가 실험대상이 되는것이 진짜 싫지만
후세에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그 부모들이 흘릴 고생과 눈물을 조금이라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일들이다
하지만 나도 부모라 느껴지는 씁쓸함은 어쩔 수는 없나 보다
치료를 받고 있지만 눈에 들어오는 윤서의 나쁜 증상들 그나마 멀쩡했던
아랫니가 어느 날 갑자기 덜렁덜렁 거려 빼는데 문득 가슴이 너무 아프고
시렸다 영구치가 날지 안 날지 아직 모르지만 몇 개 남지 않은 윤서의 치아들이
먹는 것을 그나마 즐거움으로 사는 윤서에게 너무 가혹한 시련을 주는 것은 아닐까?
그 간단한 수술에 중환자실까지 가서 병원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함께 얻었던
탈장 수술은 다시 튀어나오는 게 진행 중이고 이럴 일이 거의 없다던 교수님을
당황하게 하는 참 황당하고 가슴 아픈 일들만 생기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심장과 연관 있을 줄 알았던 윤서의 땀 흘림
도대체 어디가 고장 나고 아파서 너는 그렇게 땀 흘리고 자꾸 엎드려 있으려고
하는 것일까? 더욱더 아프고 있지만 원인을 빨리 찾아 치료해 주지 못해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게 하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하다
윤서의 기대수명은 사실 15세 이하라고 한다 솔직히 윤서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세계의 여러 친구들은 천사가 되기도 하였고 우리 가족이 굉장히 힘들 때
때마침 그 소식이 우리 가족들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객관적으로 우리도 윤서와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는 아픈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 중에 모세의 기적처럼 여러 가지
기적을 써 내려가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기에 우리도 기적을 써 내려갈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
치료법도 없고 치료 약도 없는데 왜 윤서를 굳이 울리면서 오랜 시간 차를 태우며
치료에 열중하는 윤서 엄마에게 이제 조금 내려놓고 윤서와 많은 것들을 함께 해보지
않겠노라고 물어보면 "치료 약이 나오면 그 동안 했던 노력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거야" 그때 준비가 안되있으면 윤서한테 너무 미안해지지 않을까?
희망이 없는 가운데서도 미래의 우리를 꿈꾸며 자신을 희생하며 달려가는
내 옆에 12년째 함께하고 있는 내 아내 같이 철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굳은 의지와
포부로 오늘도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늘 상대적으로 둘을 비교했을 때 사람들이 내가 고생이 더 여자애들 두 명을
키우느라고 고생이 많다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정말 자기 눈물샘 말리면서
아무렇지 않게 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윤서 엄마를 보며 힘든 와중에도 밝게 웃으려
노력하는 윤서를 보며 또 다시 반성하고 힘을 낼 수 있게 된다
SNS 상 우리 가족을 공개하고 시작하는 건 윤서에 대한 기록과 제 감정을 잘 기록해
놓기 위함이고 혼자만의 마음의 울림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윤서 엄마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실 거라는 건 생각 못 했다
여러 가지 말 못 할 일들과 급변하는 상황 때문에 힘든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가 책임지고 해야할일들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고 마음의 동요와 혼란이 생기면
나 때문에 누군가 힘들어지고 배려해 줘야 하는 고생스러움이 생기면 안되니까
이제 내 자신의 힘듦을 인정하고 내려놓으려고 한다 윤서와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고
추억도 많이 남기려고 계획 중이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 모르니까 윤서가
허락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해외여행도 가보고 윤서가 처음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함께 느끼고 공유하다 보면 더욱더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칼에 베인 사람보다 조그마한 가시가 더 신경 쓰이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정말 지치고 많이 힘들었는데 많은 댓글과 메시지 그리고 진짜 주변에 있는
좋은 분들 때문에 또다시 힘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지금 당장 아무것도 안 하고
정지하고 싶은 내 마음은 굴뚝 같지만 윤서의 아빠이자 남편이니까 내 옆에
또 같이 힘든 윤서 엄마도 있으니까 웃으며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도록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다
성난 파도가 계속 우리 가족을 위협하겠지만
두 손 꼭 잡고 다시 한번 이겨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