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조금 특별한 어버이 날

by Bagette J

철부지 아들이 부모님께 큰 효도는 못했어도 매년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 하나씩 달아드린 지가 어제 같은데 눈 깜짝할 사이에

나도 아빠라는 소리를 듣는 부모가 되어 있었다


부모가 되는 거 그리고 한 아이를 먹고 재우고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에 연속이다 웃다가 울다가 늘 희로애락이 함께하지만 놓아버릴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끈끈한 무언가가 항상 용솟음치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알 수 있는 그 마음 나를 그렇게 키워주신 부모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윤서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중국 부모들이 병원에 방문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통역이 필요했지만 회차가 지날수록 교수님과 통역 없이

자연스러운 한국어 대화가 가능할 정도였다니 부모가 자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외국어를 습득하는 모습을 보며 자식을 키우며 부모가 가지는

마음은 국적 불문하고 항상 경이롭고 아름답다 그리고 무언가 대가를 원하지 않는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하고 좋은 내리사랑이 될 수밖에 없나 보다


퇴근을 하니 문을 열어보니 윤서가 "짜잔" 하면서 고사리 손으로 웃으며 나에게

내민 카네이션 한 송이 비록 선생님의 도움을 받긴 했어도 아빠와 엄마를 생각하며

만들어온 꽃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정말 뭉클해진다 그리고 옆에서 화목한 가정을

위해 늘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에게도 감사하다 윤서는 어떤 마음으로 카네이션을

만들었을까? 아빠 엄마가 한없이 사랑하는 그 마음을 조금은 알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을까? 사실 나도 어렸을 적 의무감에 그저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

드린 것 같은데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 그저 해맑은 미소만 보이는 윤서가 귀엽기만 하다


나는 늦둥이라 다른 가정보다 아버지 어머니 나이가 많으셨다 어머니는 나를 낳으시면서

자신의 몸에 반이 편마비가 오시 고도 나를 낳고 제일 처음 하신 말씀이

아가는 괜찮냐고 물어보신 어머니..


어머니와 함께 걷는 어느 날 심장이 아프셔서 숨을 헐떡헐떡거리시면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철없는 아들이 불 멘 소리로 다리 아프다고 하자

따뜻하게 안아주시면서 늘 나 먼저 걱정해 주셨던 우리 어머니


동네병원에서 날벼락같이 심장병 진단을 받으시고 일사천리로

처음 시도해 보는 심장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시며 아들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죽냐며 꼭 살 거라고 이 악물고 수술실에서 버티신 어머니

하지만 지금은 윤서를 안고 웃으며 찾아가도 아들과 손녀를 잘 기억하지

못하시는 우리 어머니


모든 세월의 역경과 풍파를 오직 나를 위해 사셨던 어머니 나는 아직 어머니께

해드린 게 없는데 사지 멀쩡한 아들은 내 자식 하나 챙기기도 바쁘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발버둥 치면서 하루하루 힘겨워 하고 있는데

우리 어머니는 불편한 몸으로 날 어떻게 키우신 걸까?


아버지한테 전화를 드렸다 효도하기도 늦은 시간인데 아프다는 자식 핑계로

신경 못써서 죄송하다고 늘 말씀드리면 허허 웃으시며 괜찮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

그리고 윤서랑 윤서 엄마 잘 챙기라고 그리고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면서

직장 생활도 늘 성실하게 잘하라고 당부하시는 아버지


철부지 아들이 부모가 되어 윤서에 대한 마음을 구구절절 늘어놔도

아버지 어머니한테 나는 형편없는 아들이다..

그저 아들 뒷모습만 봐도 흐뭇해하시고 행복해하시는 부모님에게

왜 더 이상의 행복은 드리지 못하는 걸까? 마음이 너무 아프다..


부모가 되니 더욱 가슴이 쓰라려오는 건 왜일까?

그래도 아직 내 곁에 죄송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모님이 있어서 행복하다

그리고 밝은 모습으로 꽃을 건네는 윤서가 있어 행복하다

아빠 노릇하기도 아들 노릇하기도 정말 힘들다..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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