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언제까지 함께 웃을 수 있을까?"
파미드로네이트 11차 치료를 지난주에 이상 없이 마쳤다
하지만 윤서뿐만 아니라 응급 대기 회원으로
우리 아버지 어머니까지 추가되셔서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져 합리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힘들지만 윤서 엄마와 분담해서 힘내보기로 하고
오늘은 윤서와 단둘이 주사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병원
슬프게도 윤서는 주사 맞는 것을 모르는 모양인지
아빠랑 함께 가서 키즈카페에 가는 줄 알고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다 내 마음처럼 막혀있는
꽉 막힌 도로에서 잠들기도 했다가 다시 일어나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차마 주사 맞으러 간다고
윤서에게 말하지는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사실에 도착하니 대성통곡을 하면서
라인 잡는 주사실 선생님을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피검사할 양이 많아 피를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피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주사를 뽑고
집에 가려고 할 때는 지혈이 안돼서 한참을 기다렸다
마지막에 혈액검사 피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침 일찍 와서 외래 가 끝날 무렵 병원 문을 나선다
매일 윤서가 쿨쿨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집에 돌아와 밥 먹이고 씻기고 서로 분담해서 육아를 하다가
어느새 다시 쿨쿨 자는 모습으로 변한 아이를 보며 하루를
마감하고 졸린 눈 비벼가며 이상 없이 잘 자고 있는지 확인했던
우리 가족에겐 지극히 소소한 일상들
짧은 시간 깨어있을 때보다 자고 있는 시간 눈 감은 옆모습 뒷모습을
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윤서와의 만남이 충족되지 않는 아빠는
짧고 굵게 축약된 격한 애정표현을 하면 엄마는 혀를 쯧쯧 차곤했고
윤서는 점점 아빠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늘 하루 종일 붙어있으면서 엄마가 귀찮아해도 굴하지 않고
"엄마~ 엄마" 부르며 껌딱지를 인증했고 아빠는 귀찮으니 자꾸
가라는 불상사가 일어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요즘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유치원, 치료실, 병원에
갔을 때 아빠랑 함께 왔다며 선생님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아빠를 소개해 주는 등의 감사한 행동도 하기 시작했다
아마 안될 거라고 못할 거라고 하던 윤서의 몇 개의 규칙은 깨어지고 있고
윤서는 요즘 말이 갑자기 트이는지 노래 한 소절을 혼자서
차 타고 가다가 부르는 기적 같은 일을 행하여 주고 있다
골밀도 수치도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이지만 오르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기도 하지만 조금 걸어서 치과에 가면
이가 썩고 못쓰게 되는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슬프기만 하다 윤서의 이도 뼈로 쳐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약기운이 이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는 걸까? 답답하다
아빠 엄마와는 달리 윤서는 편식을 안 하고 토속적인 음식을
어른들이 놀랄 정도로 아주 잘 먹는다 그리고 윤서 인생에서
먹는 거는 삶의 낙이라 할 정도로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이가 급속도로 안좋아 지기 시작하고서부터 무엇을 먹다가
썩을 대로 썩은 이 덕분에 피가 나와 우는 일도 발생하고
이불 베개에 피로 모든 것을 물들 하는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
그리고 중요한 건 평소처럼 먹기는 하는데 잘 씹어서 넘기지
못하는 것 같아서 다른 부분이 또 아플까 봐 너무너무 걱정이다
전신마취를 해서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고 하셨지만 이제는 마취하는 것도
굉장히 부담스러워진 윤서의 건강 상태는 이대로라면 우선 9월에 윤서가
힘들겠지만 마취를 해서 2개 정도 우선적으로 치료를 하자고 하셨다
계속해서 울고 통제하는 것도 힘든 뿐더러 이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
치료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씀하셨지만 아이가 더 힘들 거라고 하시며
걱정해 주시는 교수님 항상 끝나면 다정하게 풍선도 주시면서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좋은 분들이 있어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여름 날씨는 하루하루 내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날씨인 것 같다
우중충하다가 갑자기 슬픔이 쏟아지고 또 우중충하다가 들이붓듯 쏟아지고
갑자기 나타난 밝은 태양과 하늘은 나를 잠시 웃음 짓게 하다가
습하고 찝찝하고 창문을 열지 못하게 답답함만 주다가
다시 가을의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아침 저녁에는 선선함을 주고 있다
아빠로써 남편으로써 아들로서 지금 해야 하고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아직도 명쾌하게 해결된 일들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안타까워만 하기보다 속상해 하다가 전전긍긍하기보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할 수 있고 최선을 다 할수있음에 감사하다
우리 가족이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언제 멈출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우리 가족만의 역사의 뒤편에서 나는 원망과 아쉬움을 남기보다
좋은 아빠 남편으로 항상 웃음만 가득했었지라는 기억을 추억하기 위해
언제까지 주어질지 모르는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다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계절이 지날 때마다 우리 집에는 무언가 이벤트들이 생기는 거 같다
무덥고 힘들었던 여름이었던 만큼 다가오는 가을에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행복한 기운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우리 가족에게 선물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