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gette J Jul 28. 2022
"파미드로네이트 12차"
윤서가 자주는 아니지만 나에게 안아달라고 할 때
나는 두 손으로 양팔을 잡아서 안아주곤 했다
하지만 잠들어 있는 윤서의 얼굴을 보며 문득 생각한다
뼈 강도가 더 약해져 내가 그렇게 안아주다가 골절이 생기거나
틀어져서 무슨 이상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지?
그렇게 생각에 잠기다 벌써 시간이 흘러 12차 주사치료를 했다
조금 기대했던 드라마틱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골밀도 수치
미약하지만 조금이나마 좋아지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수술이나 재활 이외에 치료를 해보지 않았던 윤서에게 처음 주사치료는
전날부터 시작해 일주일 동안 늘 비상을 외치며 열이 나는지 경기하는지
또 예측 못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지 노심초사하며 밤을 지새웠으나
지금은 주사 맞고 나서는 약간의 미열만 나고 끝이 나고
꽁하러 간다면 굉장히 귀찮아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혈관을 찾으러 주사를 꽁하는 순간에 울지도 않고
끝나자마자 "다했다"를 외치며 좋아하는 윤서를 보며
겉으론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온갖 감정들이 솟아오르며 슬프기도 했다
일반 아이들이 겪는 보편화된 삶 속에서의 모습이 아닌
특수한 환경 속에서 순응하고 웃는 여유까지 보게 되니
정말 너무 슬픈 것 같다 어떤 부모 마음이 다를 리 없겠지만
고사리 같은 손에 바늘이 들어가 혈관을 찾을 때 그리고 한 번에
찾지 못해 여러 번 찔렀을 때의 애타는 마음과 슬픔 그리고 초조함은
늘 뒤에서 지켜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부모만이 알 수 있지 않을까?
많이 봐온 나는 아직도 슬프고 찢어지고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 상황을 이해하고
의연하게 맞이하는 어린 내 딸에게 온통 미안한 마음뿐이다
주사를 맞고 피가 멈추지 않아 다른 아이들보다 오래 지혈하고
뽀로로 밴드를 훈장처럼 여기며 '짜잔'하는 너를 보며
오늘은 왜 그렇게 더 마음이 아픈지 많이 오래 해도 똑같이 힘든 마음뿐이다
주사를 맞고 쉴 틈 없이 그다음 주 월요일 다시 치과로 향했다
저번에 어금니를 때우고 부어오른 잇몸을 자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잇몸은 부어올라 이불에 피로 지도를 그리고
반대쪽 어금니도 속을 썩여 잇몸도 다시 자르고 한쪽도 마저 때우기로 하였다
처음 치과에 왔을 때는 내가 윤서의 팔만 잡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윤서의 얼굴부터 온몸을 다 잡고 고개를 숙인 채
턱 끝으로 전달되는 기계의 진동과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느끼며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며 힘들어하는 윤서를 달래며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기분으로 정신없이 보내는 시간들
왜 이는 튼튼해지지 않는 걸까? 그리고 윤서에게 새로운 이는
언제 세상에 나타날까? 어렸을 적보다 잇몸이 더 두꺼워져서
새하얀 이들이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삶을 사는 건 아닐까
불확실한 상황들이 답답하기만 하다
왼쪽 어금니 그리고 옆에 송곳니 부어오른 잇몸까지 윤서가 잘해주어서
3개를 끝내고 일단 한숨 돌렸다며 지켜보자고 하시며 끝난 치과치료
모진 고문을 견뎌내고 출소한 사람처럼 차에 타자마자 기절해버렸고
며칠 뒤에 멀쩡했던 앞니가 또 이유 없이 빠져버렸다
보이는 것에 대해 신경이 많이 쓰이는 요즘
어쩌면 주춤해진 윤서의 심장이나 여러 가지의 기관들이
또 다른 아픔을 우리에게 주려고 꿈틀거리는 건지 무섭기만 하다
폭풍전야 전의 고요함..
엄마가 항상 윤서가 유치원에서 하원하고 차에 타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윤서야 오늘 하루도 행복했어?"
밝은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너를 보며 다시 한번 힘을 얻는 우리
드라마틱 하고 크다 큰 행운 따윈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처럼만
폭풍전야의 고요하고 잔잔한 파도 같은 기운이
우리네 삶에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