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나는 기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씩 기대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

by Jung Jay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 놓고 기대어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기댄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타인에게 기대면 상처받을까 두렵고, 누군가에게 내 무게를 맡기는 일이 미안하고, 때로는 기대는 것 자체가 약함의 증거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나 역시 늘 누군가의 기댈 곳이 되어야만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힘들다는 말을 삼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늘 당당한 척 살아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종종 내 마음을 잃어버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기대는 건 따뜻한 일이라고.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늘 조금 불편했다. 나는 늘 기댈 곳이 없는 사람이었고, 누군가의 기댈 곳이 되어야 했으며, 언제나 나 혼자 서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기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기대지 않아도 괜찮은 내 안의 힘을 기르는 일이다. 이 책은 그 여정의 기록이다. 누군가의 기댈 곳이 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지탱하는 힘에 대하여.


가까워야 할 사람과는 너무 가깝지 않게, 멀어져야 할 사람과는 따뜻하게 멀어질 수 있는 거리의 기술에 대하여. 그리고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사실을 내면에서부터 확신할 수 있을 때, 관계는 비로소 부담이 아닌 위로가 된다는 것을 나지막이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기대는데 서툰 사람일 것이다. 괜찮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 글은, 기댈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혼자 있어도 괜찮아지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고요한 동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