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산책 길에 왜 어릴 적 저녁 밥상이
분주한 어머니 발그레 상기된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을까.
들기름에 꽃소금 솔솔 뿌려 구운
윤기 나는 김 한 장씩을 나누어 주던 어머니
둘둘 걷어 올린 저고리 옷소매에 스치던
비릿하고 고소한 냄새
무 납작납작 썰어 넣어 얼큰하게 끓인 생멸치국
골고루 나눠 담은 따스한 놋그릇들
여덟 남매를 둔 어머니는 올망졸망한 자식들이
서로 다툴세라 김도 자르지 않고 잔 생선들도
국그릇에 일일이 세어 담곤 했다.
그 작고 아담하신 어머니는
많은 것이 부족하고 지난하던 시절
어떻게 그 많은 자식을 낳아 기르셨을까.
하나도 힘들다고 징징대는 시대에
사무치게 고맙고 측은한 어머니
가던 길 멈춰 서서
헐벗은 벚나무 우듬지의 새 둥지를 올려다본다.
어디서 실컷 놀다 온 어릴 적 우리 여덟 남매처럼
까치들 가로세로 장난치다가 이 가지 저 가지 소란하게 날아드는데
저무는 해 바쁘다며 어서 가라 손짓하던
고향집 대문 앞 어머니 눈시울 같은
노을이 내리는데
그리움이 구만리장천을 날아오른다.
고향집 고샅 밥 짓는 연기가
시래기 된장국 냄새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저물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