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시인이 와서 롯데몰 영화관에서 함께 클로이 자오 감독, 프란시스 맥도맨드 주연 영화 "노매드랜드"를 관람하고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씨가 산 점심을 먹었다. 2008년 네바다주 석고보드 그룹의 몰락으로 지역 우편번호마저 사라지고 남편을 잃은 펀은 임시창고에 짐을 맡기고 낡은 벤을 몰고 정처도 없이 길을 떠돌게 된다. 연말 성수기에 아마존의 물류창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린다 메이에게 노마드 이야기를 전해 듣고 노매드 유투버 밥 웰스가 머무는 광야에 들러 길 위의 삶에 대한 위안과 정보를 얻는다. 아마존의 일이 끝난 후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펀은 밥 웰스가 운영하는 광야에 들어가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길 위를 떠돌며 지내는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집이 없는 게 아니라 거주지가 없을 뿐이라고 말하며 펀은 광야에서 그들과 서로 돕고 의지하고 위로하고 나누며 살아간다. 안락하고 평화로운 잠자리보다 어느새 거친 광야의 낡은 자동차 안에서의 웅크린 잠이 더 편하고 익숙해진 펀은 임시창고에 보관했던 짐들을 모두 정리한 후 다시 길을 떠난다. 자유롭게 자연 속에서 풍경이 되어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팬데믹 시대를 관통하는 현재의 삶을 떠올렸다 저마다의 이유로 무너져내리는 자신을 추스리며 적응하며 살아가는 노마드의 삶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영화였다. 요즘처럼 집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 비싸진 집을 지니고 세금을 걱정하며 분노하며 살아가는 중산층과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이 상실감을 안고 부초처럼 떠도는 현실을 떠올렸다 . 살아가는 일에 이유는 없다. 삶은 언제나 구불구불 물 흐르듯이 이리저리 부대끼며 아우성치며 흘러왔다 흘러갈 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의미를 부여하며 갈기를 휘날리며 찾아 헤매던 지난 시간들조차 광야의 모래바람처럼 광야의 석양처럼 참 덧없이 느껴지던 영화였다. 사내처럼 짧게 머리를 자른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광야를 닮은 깊은 눈빛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