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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향 Jul 18. 2024

도달 이모

삼가 이모님의 명복을 빕니다

늦은 밤 , 전주에 계신 도달(다섯 자매 중 둘째인 이모가 어머니에 이어 태어나자 또 딸이라 지은 이름이라고) 이모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머니는 연년생 동생인 이모와는 늘 지척에서 한 가족처럼 따뜻하게 서로 돕고 마음을 기대며 더불어 살았다.


어여쁜 딸만 여섯을 둔 이모부는 이모가 아기를 낳을 적마다 간절히 아들을 바라는 마음으로 집 마당을 쓸고 온 동네 고샅길마저 환하게 쓸고는 하셨단다.


태어난 아기가 또 딸이라는 말을 들을 적마다 이모부는 주섬주섬 봇짐을 챙겨 들고 가출을 하시곤 했다고 한다. 어디론가 한참을 떠돌다가 매번 수척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곤 했단다.


이런저런 마음고생이 심하셨는데도 마주칠 때마다 늘 선하게 잇몸을 보이시며 환하게 웃어주순하디 순한 이모의 모습이 떠오른다.


해 전 셋째인 자명 이모 상가에서 만나 현금이 없어 5만 원을 드리고 온 후로 한 번 뵈러 가야지, 가 봐야지 하면서 세월만 훌쩍 속절없이 가버리고 이모는 떠나셨다.


그렇게 소원하시던 아들은 없어도 착한 여섯 효녀 딸들에 둘러싸여 말년을 참 따뜻하고 행복하게 살다 가신 이모님(원불교 교도이신)의 극락왕생을 빕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내려갈 수 없어 큰 오라버니 계좌를 열어 클릭합니다.


성글성 옛 생각이 번져 잠 못 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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