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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향 Jul 18. 2024

운석화의 아카이브 공연 '자화상'을 보고

얼마나 무대가 고팠으면

질경이 모임인 오늘 오후 3시,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윤석화의 아카이브 공연 "자화상"을 관람했다.

"하나를 위한 이중주" "목소리" "딸에게 보내는 편지" 오래전 그녀가 공연했던 세 작품의 진액을 모아 다시 보여준 윤석화의 무대에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윤석화의 세 작품 속 주인공 여성들 저마다의 내면 깊숙이 침잠해 들어간 섬세한 무대는 그녀의 50년 세월만큼이나 무르익어 가슴 벅차오를 만큼 감동이었다.

맨 앞 좌석에서 본 미세하게 떨리던 눈빛이며 흔들리던 표정의 떨림 하나하나까지 너무 생생하고 완벽해서 뭉클했다.

나이가 들어 바스러질 듯 가녀린 배우 윤석화가 혼신으로 전해주던 뜨거운 열정에 깊숙이 몰입해 숨죽여 동화된 시간이었다.

코로나로 2년여 동안 얼마나 무대가 고팠으면 저토록 온몸으로 전력투구 하나 싶은 생각에 안쓰럽기조차 했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왜 갑자기 내가 다 시큰해져 눈물이 났던지 전철 안에서 곰곰 생각해 보니

나도 그동안 얼마나 저들의 공연 관람에 목이 말랐었는지를 새삼 알겠다.


* 몇 해 전 쓴 글이다. 그녀의 투병 소식을 들었다. 윤석화의 회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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