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오래된 블로그의 첫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그때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었고,
그 흔적이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다.
처음엔 어색했다.
내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보여진다는 것이.
혹시라도 부족해 보이면 어쩌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신경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글을 쓰는 것이 점점 익숙해졌고,
일상이 되었다.
좋았던 순간을 기록하고, 속상했던 감정을 풀어놓고,
때로는 아무도 모르게 마음의 귓속말을 적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블로그는 나의 감정이 오롯이 머무는 공간이 되었다.
블로그는 단순한 글 저장소가 아니다.
나 자신과 대화하고, 때로는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보이지 않는 연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곳이다.
처음에는 그저 사소한 일상을 적는 곳이었지만, 언젠가부터 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닿기도 했다.
내가 무심코 쓴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렇게 글을 남긴다는 것의 의미를 새삼 깨닫곤 한다.
포스팅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시간과 감정이 녹아 있고, 내가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누군가는 스쳐 지나갈 글이겠지만, 어쩌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도 있는 문장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이렇게 또 한 편의 글을 남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