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초등교사가 제주초등교사가 된 이유

by JJ teacher

항상 그랬다.

방학마다 제주도로 왔고, 렌트카를 빌려 운전을 했다.

차창 밖으로 푸른 잔디가 깔린 초등학교를 보면

'이런 곳에서 근무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연한 상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로 제주도 초등교사가 되었다.

제주도의 흔한 학교 풍경

"제주도는 여행하는 곳이지 살 곳은 아니야"

"거기라고 다를 줄 알아?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지."

서울의 동료교사나 지인들은 모두들 그렇게 말했다.

제주도에 살아보니 이런 말들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난 서울에 살 때 지하철을 타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지하철 안 사람들의 무표정과 경계심을 볼 때면 숨이 턱턱 막혔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도 차를 몰고 다녔는데

서울에서 운전하는 것이 즐거울리 없었다.

출퇴근지옥에 갇혀 운전하면 5km의 거리도 한 시간이 걸려 올 때가 있었고

차안에서 한 시간 있으면 한 달은 늙은 것만 같았다.

서울 사람들은 항상 싹싹했다.(참고로 나의 고향은 충청도)

똑똑한 사람이 정말 많고 일처리는 빨랐다.

그들의 내면에는 서울특별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존감이 깊게 깔려 있었다.(나도 한때 그랬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생활은 항상 피곤했다.

직장에서는 항상 경쟁했고, 시기질투하고 시기질투 당했다.

직장동료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겉으로는 다들 축하했지만 속으로는 조급해했다.

회식은 잦았고 술자리 안주거리는 항상 남의 이야기였다.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알아?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야."

와 같은 이야기는 나같은 유리멘탈을 가진 사람에게는 남의 이야기였다.

아침이 오는 것이 싫었고, 맥주를 몇 캔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이러다가는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미치도록 제주도로 떠나고 싶었다.

항상 제주도를 그리워했다.

제주도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만 같았다.

방학마다 제주도로 와서

2주이든 3주이든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서울로 복귀하면 다시 제주앓이가 시작되었다.

이렇게는 못 살 것 같았다.

제주도에 살기로 결심을 했다.

1612273238880.jpg 제주도의 흔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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