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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Nov 07. 2021

두 번째 책을 계약하다

나는 왜 글을 쓸까?

  지난 금요일 두 번째 책을 계약했다. 첫책을 출판했던 출판사의 편집자님께서 좋은 주제와 컨셉트로 출간 제안을 해주셔서 고민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했다. 처음 책을 출간할 때는 내가 기획서를 쓰고 여러 출판사에 투고 메일을 보내고, 연락을 기다리는 지난하고 가슴 졸이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회사에서 계약서를 먼저 내밀고, 출간 기획서를 써준다고 하니 신기했다. 나를 회사의 식구로 대해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첫책을 출간하며 나는 출판계의 현실을 알 수 있었다. 나와 같이 이름없는 신인작가에게 선뜻 책을 내주는 출판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구체적으로 밝히기 불편한 출간에 대한 조건을 붙이는 회사도 있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작지만 건강한 회사와 인연이 되어 두 번째 책까지 계약을 하게 되었으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편집자님과 두 번째 책에 대하여 여러 번 통화를 하며 처음에는

  '괜히 editor가 아니구나. 주제 너무 좋은데? 잘만 하면 대박 나겠어~~'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나니 스물스물 걱정이 밀려온다.

  '과연 내가 쓸 수 있을까... 있겠지?'

  이미 한 번 겪어봐서 잘 아는 꼼꼼하신 편집자님 마음에 들려면 책이 나올 때까지 퇴근후에는 독서실로 직행하고, 주말은 무조건 반납해야겠다.


  "별로 돈도 안되는 일인데, 뭐하러 저 고생을 하고 있는지, 원!"

  언젠가 대전에 계신 어머니댁에 방문했을 때, 어머니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말씀하셨다. 하루종일 초등학생과 씨름하고 학교업무에, 집에 와서도 쉬지 못하는 아들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냉정히 말하면 어머니 말씀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고, 노력에 비하면 너무도 소소한 인세!(심지어 아직 정산전이라 받아보지도 못했다.) 돈을 벌고자 한다면 이처럼 비효율적인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쓸 때 가장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다. 남들이 자기만족이라 해도 상관없다. 글을 쓸 때 무엇인가 할 일을 하는 것 같고, 내가 깨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받아보았을 때의 희열과 사람들이 나를 '작가님'이라고 부를 때 느껴지는 나에 대한 정체성은 내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두 번째 책을 계약하며 내가 작가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걸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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