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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Dec 30. 2021

다시 독서실에 왔다

글쓰기의 어려움

  요즘 두 번째 책 원고를 쓰고 있다. 출판사에서 좋은 콘셉트의 주제로 출간 제안을 해주어서 덜컥 계약을 했는데, 하루하루 시간이 갈 수록 원고에 대한 부담감이 밀려온다. 결국은 독서실에 다시 들어왔다. 나는 공부를 할 때나 무엇인가 집중을 해야 할 때면 독서실에 들어온다. 요즘은 시설 좋은 독서실이 많아서 답답한 생각보다는 원하는 일을 하러 놀러왔다는 생각이 든다.

https://brunch.co.kr/@5c88599d157244a/82

(독서실에 대한 에피소드는 위의 글에 있다.)

  사실 지난 10월에 출간한 첫 번째 책은 브런치에 써왔던 글을 다듬고, 보충해서 출판한 것이라 글을 쓰는 것이 막막하지는 않았다. 이미 써왔던 글들을 편집자의 방향대로 고치고 피드백을 받아가며 완성하는 것이었기에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재미가 있었다. 내 생각과 목소리가 온전히 담겨 글을 쓰는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책은 기획 단계부터 출판사의 의도가 담겨 있어 편집자의 요구와 형식대로 글을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기에 이러한 것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지만, 정작 어려운 것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었다. 자료 조사와 수집, 집필, 사진, 정리, 퇴고까지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 여간 오래 걸리지 않는다.

  더 이상은 여유를 부릴 수가 없어 독서실의 스터디 카페실을 등록하여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하고 있지만 아직 10%도 쓰지 못한 것 같아 압박감이 상당하다. '일과 취미활동은 다르다.'더니, 글쓰는 것이 일이 되어버리니 출간을 위한 글쓰기가 즐겁지만은 않다.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즐겁지만, 다시 하얀 한글 빈문서의 커서를 바라보면 답답한 마음이 밀려든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책을 한 번도 내보지 못했을 때는 어디 계약만 해준다고 하면 밤새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출판 계약을 마치고 원고의 압박이 밀려오니 애써 외면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면 평소 잘 보지도 않던 캠핑 유튜브가 왜 이리 재미있고, 관심도 없던 스포츠 뉴스는 왜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떠한 일이든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그나마 독서실을 등록하고 하루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 있으니 책에 들어갈 원고 몇 편을 완성했다. 앞으로도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식어가고, 어려움이 느껴지면 가차없이 독서실로 발걸음을 옮겨야겠다.

  "어렵다."

  "힘들다."

  "지친다."
  우리 인생에서 이러한 말들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에

  지칠 수록 지키고 싶은 것을 소중히 옆에 두고자 한다.

  서로를 향한 사랑도 어려움을 함께 겪으면 더욱 애틋해지듯이

  글쓰기에 대한 사랑도 어려움을 함께 겪으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지금도 독서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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