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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Jan 08. 2022

명함을 만들었다

글쓰기, 그 진지함에 관하여...

  명함을 만들었다. 

  두 번째 책 원고를 쓰면서 취재를 가야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명함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제가 글을 쓰고 있어서요...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라고 말하는 것도 번거롭고, 상대도 내 말에 대해 진실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명함을 만들기로 했다. 요즘 본캐와 부캐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명함을 만들며 이 말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나의 본캐릭터는 무엇일까? 명함은 나를 나타내는 상징물인데 어떤 단어를 명함에 새겨 넣어야 할까? 내 명함에는 교사라는 직함이 없다. 학교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명함을 쓸 것이 아니고, 책을 만들고 글을 쓰는 데 쓸 것이기에 '교사'라는 직함은 필요가 없었다. 

  한 면에 "I am the author"라는 한 문장과 연락처만 적어 넣었다. 뒷면이 허전하여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라는 문장과 브런치 주소를 추가하였다. 그렇게 명함이 완성되었다. 

I am the author

  명함을 배송받고 내 이름이 적힌 명함을 바라본다. 

  교사로 살며 명함이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 학교에 있으면 나는 당연히 교사였고, 나를 알릴 필요나 신분을 증명할 필요도 없었다. 누가 뭐라해도 나의 본캐는 초등교사이다. 하지만 교사로 살며 한 번도 글쓰기나 문학의 언저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 대학원을 다니며 문학을 공부했고, 신춘문예나 공모전에 수없이 투고하며 등단을 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햇병아리 작가일 뿐이다. 

  "I am the author"

라는 문장을 바라보며 가슴 속에 이 문장을 새긴다. 

  글쓰기는 나에게 부캐가 아닌

  나의 정체성임을 다시 느낀다. 


  작가는 나의 본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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