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2)

선택받은 아이들

by JJ teacher

요즘 두 번째 책의 원고를 쓰느냐고 정신이 없다.

많은 분들이 두 번째 책의 주제에 대하여 궁금해 하시는데 물론 제주도에 관계된 이야기이다.

"여보, 나 이러다가 제주도 전문가 되게 생겼어."

아이들이 방학을 하자마자 우리 가족은 미친듯이 제주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다. 섬 전체를 훑고 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이다. 오늘도 현장 취재를 위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는데 둘째 딸아이가 울며 말했다.

"오늘은 집에 있으면 안돼? 매일 나가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니야?"

"준비하는 것만 귀찮지, 막상 나가면 좋아하잖아."

어르고 달래며 아이들을 차에 태웠다. 여전히 제주도 하늘은 예쁘고 공기는 상쾌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창밖으로 풍경을 감상하던 아이들도 기분이 풀렸는지 금세 웃고 떠든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단 한 군데의 학원도 다니지 않는다. 제주이주 5년차,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 두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하루를 놀며 지낼 뿐이다. 대신 아내와 나는 주말과 휴일에는 제주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아이들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제주도의 모든 박물관과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니 경제적, 시간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부모와 보내는 이 시간이 아이들의 가슴 속에는 보물처럼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제주도는 갈 곳이 참 많은 곳이다. 작은 섬 안에 멋진 산과 오름이 많고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지인들은 학원 한 군데 보내지 않는 우리를 보며

"불안하지 않아?"
라고 묻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아내와 나는 우리의 선택에 대하여 더욱 확신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자신의 의사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교육방법이다.


서울의 지인들이 가끔 내려와 영어교육, 각종 사교육, 명문학교,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들이 가진 교육관과 자녀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우리를 가르치려 할 때 가끔 현타가 온다. 우리만 동떨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한다.

'아이는 아이답게 키우자. 언제 이렇게 놀아볼까?'

오늘도 타운하우스에서 동네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한다.

제주도에 산다는 것,

그것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닌

선택받은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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