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꽃을 심었다

제주도에 꽃을 심었다.

by JJ teacher

마당에 꽃을 심었다.

제주도에 꽃을 심었다.


내가 가진 몇 개의 특기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내가 심은 꽃이나 식물은 다 죽는다는 것이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내 손을 거친 꽃과 식물은 모두 그 생명력을 잃어 버린다. 그야말로 마이너스의 손, 이 점은 아내도 비슷한데 아이러니한 일이다. 서울에 살 때 큰 마음을 먹고 테라스에 커다란 화분을 구입해 잘 키워보겠다고 시도해 본 적이 몇 번 있다.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언제나 결과는 같았다. 그럴 때면 아내와 나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식물이랑 안 맞나봐."

그렇게 식물을 키우는 것을 포기했었는데....

오늘 마당에 꽃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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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주도 대형 마트에 가보았는데 예쁜 꽃과 식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몇 번을 고민했는지 모른다. 순간의 기분으로 생명을 구입했다가 허무하게 죽여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카트에 화사한 꽃을 담은 것은 제주도에 봄이 온 것을 온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제주도에 봄이 찾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호미로 마당의 잔디를 조금 걷어내고 그곳에 예쁜 꽃을 심었다. 비록 모종 두 개 뿐이었지만 금세 마당에 봄이 찾아왔다. 이번만큼은 꽃이 죽지 않고 잘 자랄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파트 전등빛이 아닌 제주도 햇살과 바람을 받으며 생명력 있게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실의 블라인드를 걷고 마당에 앙증맞게 핀 꽃부터 확인했다. 간밤의 쌀쌀함은 잘 견뎌냈는지, 꽃잎의 색은 선명한지 확인했다. 예쁘게 마당에 자리잡은 꽃을 보며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KakaoTalk_20220214_230112705_06.jpg 제주의 돌담과 예쁜 꽃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몇 천 원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꽃이 제주생활의 행복을 더한다.


예쁘게 핀 꽃을 보며 제주도에 얼른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올 한 해, 내 인생에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KakaoTalk_20220214_230112705_09.jpg 우리는 제주도에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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