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 teacher Jan 05. 2024

작가로만 살 수 있을까?

<월간 에세이>에 글이 실리다.

  지난 8월 <월간 에세이> 편집장님에게 메일이 왔다. 원고를 청탁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미 <월간 에세이>가 어떤 문학 잡지인지 알고 있었던 나에게는 큰 의미로 느껴졌다. 우리나라 에세이 잡지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월간 에세이> 아니던가? 원고청탁을 수락하고 며칠을 글을 쓰고 다듬어 편집장님께 글을 보냈다. 그리고 2024년 1월호에 '나는 지금 제주도에 산다'라는 글이 실려 발행되었다. 오늘 잡지사에서 보내준 <월간 에세이>를 보며 감회가 새로웠던 것은 내 이름 밑에 '동화작가'라는 타이틀이 달려 글이 실렸다는 것이다. 지난달 출간된 <행복한 아기 수달>이라는 그림동화책 때문인지 잡지사에서는 나를 교사가 아닌 동화작가로 대하고 있었다.

2024년 1월 <월간 에세이>에 실린 나의 글

  글을 쓰고 브런치 작가가 되고 책을 출간한 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조금씩 작가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느낌이다. 1년이 넘게 교육잡지에 글을 연재하고 있고 가끔 원고청탁을 받고 있으며, 강연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인세가 정산되기에 피부로 느껴지는 수입은 아니고, 약간의 용돈벌이 정도이지만 중요한 것은 월급 외의 부수입이며 어떠한 벌이보다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작가로만 살 수 있을까?

  한때 전업작가를 꿈꾸며 교직에 대한 은퇴시기를 따져본 적이 있다. 그때는 어느 때보다 열의를 가지고 글을 썼고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것이면 학생이 숙제를 하듯이 밤을 새워서라도 정확한 시기에 맞추어 제출했다. 그렇게 책을 한 권, 두 권 낼 때마다 나의 본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데 정말이지 나는...

내 직업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아이를 두 명이나 둔 40대 가장에게 전업작가는 현실성이 없는 이상향이었다. 한 번은 출판사의 편집장님께

  "인세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데 어떻게 작가로만 사는 사람이 있지요?"

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돌아온 대답은 명료했다.

  "그래서 대부분 다작을 하세요."

  다작을 해서 사는 작가도 행복하다. 결국 출판사에서 책을 내줘야 다작도 가능한 것이기에 우리나라에서 전업작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월간 에세이>에 실린 짧은 나의 글이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내 이름 앞에 붙은 '동화작가'라는 단순명료한 타이틀 때문이었다. '초등교사, 교사, 제주도 초등교사'가 아닌 동화작가! 이 네 글자가 글에 대한 책임감과 진지함을 느끼게 하기에 더 진실되고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비록 지금은 작가로만 살 수 없지만

  그래서 내 직업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지만  

  언젠가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그때까지 열심히 출근하려 한다.

 

  밤이 늦었다.

  내일 출근을 위하여 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은 집필중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