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동화쓰기에 진심이 되었습니다.
내 이름의 첫책을 발간한 것이 2021년 10월이었으니까 2년의 시간 동안 총 네 권의 책을 발간했다. 특히 올 한 해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으니 열심히는 아니어도 꾸준히는 글을 써온 셈이다. 처음 책을 출간할 때는 '내 이름의 책을 출간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설레고 의미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책을 출간하는 마음자세가 달라졌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세상에 나 자신을 온전하게 내놓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 하는 '문학'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선생님, 계속 이어서 동화책 출간하셔야죠. 그동안 써두셨던 원고 좀 보내주세요."
지난주 정식으로 나의 첫 그림동화책 '행복한 아기 수달'이 발간되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편집자분께 연락이 왔다. 진작에 원고를 보내달라고 했지만 아직 보내지 못했다. 직장일이 바쁘고 얼마 남지 않은 바디프로필 촬영 때문에 운동을 하느라고 신경을 쓰지 못한 것도 있지만 사실 그 이유가 다는 아니었다. 100% 나의 언어와 생각으로 만들어질 동화책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기도 했다. 그동안 발간했던 여행도서, 교육도서는 나의 생각과 의견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이 더 중요하기에 출간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다. 어차피 있는 사실을 잘 정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면 되는 것이기에 얼마나 꼼꼼하게 취재하고 정리하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문학의 한 종류인 '동화'는 좀 다르다. 온전히 나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세상이기에 독자의 평가와 호불호도 내가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학을 예술이라고 하지 않던가!
한동안 꺼내보지 않았던 '동화모음' 폴더를 열어 보았다. 내가 그동안 성장했던 것일까? 아니면 내 눈이 더욱 객관적이 된 것일까? 예전에는 자신감 넘쳤었는데 다르게 느껴졌다. 파일을 열어 출력을 하고 다시 읽어보며 과감하게 펜을 가져다 댔다. 글을 퇴고하며 동화책 출간의 가장 어려운 일은 예전의 폴더를 여는 그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시작을 하니 지금은 어떻게든 멋진 글을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예전에는 참 호기롭게 썼던 글들! 젊었던 내 나이 만큼 '호기롭지만 미숙하고' '자신감 넘쳤지만 주관적이었던' 글들이지만, 그 글을 쓸 때의 열정만큼은 글 속에 그대로 남아 전해졌다. 폴더를 열어 지난 동화를 보고 고치며 다시 동화쓰기에 진지해지는 나를 느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영하 소설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작가는 참 좋은 점이 있어요. 작가가 365일 글만 쓰는 것은 아니잖아요. 작가가 글을 쓰지 않고 놀고 있어도 사람들이 '요즘 뭐하세요?'라고 물으면 '구상중입니다.'라고 간단하게 말하면 다 넘어가니까요. 그래서 편해요."
동화작가로 등단을 하고 한참을 글을 쓰지 않아
'내가 동화작가 맞나?'
라는 생각을 하며 산 적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첫동화책이 나오고 다음 동화책을 준비하며 내가 '동화작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다.
다시 동화쓰기에 진심이 되었습니다.
구상중이 아닌
지금은 집필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