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행복의 시작이다.
난 서울이 싫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 원인은 서울에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곳을 벗어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해낸 대안은 제주도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다를 볼 수 있는 제주도....
그곳에 살면 행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이주했다.
제주에서의 7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행복했기에
내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 가족은 주말이 되면 관광객 마인드로
제주도 이곳저곳을 누볐다.
호캉스, 캠핑, 글램핑까지 이곳에서만 가능한 호사를 누렸다.
그렇게 언제까지나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딸이 서울에 있는 예술중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나는 지금 딸과 단둘이 서울의 8평 복층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아내와 아들은 제주에, 나와 딸은 서울에.
예기치 못한 이산가족 생활을 하고 있다.
남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딸을 둔 나를 부럽다고 한다.
하지만 다시 서울로 돌아온 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인생이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인생은 왜 이리 쉽지 않은 것인지.
잠이 안 올 때면
'인생이 꼬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자책을 한다.
어차피 다시 올라올 것을 뭐하러 그리 애쓰며 내려갔던 것인지
그래서 이렇게 가족이 떨어져 살게 되었는지
그때의 결정이 후회가 된다.
다시 온 서울은 내가 예전에 보았던 곳이 아니었다.
내게 서울은 차갑고 혹독하고 냉정한 곳이었는데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고 오히려 사람들은 더 따뜻했다.
똑같은 직업, 똑같은 직종의 사람들....
예전에는 거리감을 느끼며 경계했었는데
지금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도 눈빛으로 위로받고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다.
서울사람들이 이토록 따듯하고 정이 넘친다는 것을 예전에는 왜 몰랐을까?
내 스스로 정한 경계와 편견에 스스로를 가두고 그들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행복은 결국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는 그 흔한 말은 틀리지 않다.
당분간 내 모든 시간과 노력을 딸에게 쏟아부으며 살아야겠지만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이 또한 행복이라고!
어차피 내품을 떠날 딸과 누구도 겪지 못할 추억과 선물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다시 서울에 왔다.
다시 시작된 서울생활!
그래, 행복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