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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May 08. 2016

무계획의 묘미

좌충우돌 카오산 로드 찾아가기



뭐지... 왜 밥 먹이고 재울라고... 창문 덮개 내리래 흥!!
 배도 불러~ 술도 한잔해서 나른해~ 완전한 사육이군.
이제 지들 피곤하니 잠재우려 드네.
-2015.4.30 비행기 안에서 -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햇빛이 너무 강하다거나, 기체 온도라던가,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쯤에서 흔한 구름 동동 하늘사진 하나 넣어보려 했건만 그 흔한 사진이 없다. 이번 여행엔 없다. 어디 하늘 인지도 모를 창 밖 사진, 쓸모없다고 생각했는지 이 여행엔 하늘 사진이 한 장도 없네. 비행기를 몇 번을 탔는데... 막상 없으니 아쉽군. 


아무튼 무사히 방콕에 도착했다. 이제 카오산 로드로 가야지!!

환전하고~ 환전하고... 환전하고... 오 마이 갓!! 

전날까지 영화 보고 새벽에 짐 싸고 정말 비행기 티켓만 들고 왔던 나는 경비를 충분히 들고 오지 못했다.

인천 공항 가서 인출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거래하는 은행 ATM기가 없었다.

출국 심사하고 안에 가면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출국 심사를 받았는데 거기에도 없었다.

이렇게 된 거 방콕 가서 찾지 뭐~라고 생각하며 가지고 있던 28만 원을 먼저 달러로 환전을 했었다.

여기까진 별 탈 없없는데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고 나의 바보 같은 행보가 이어지기 시작한다.

짐을 찾고 나오자마자 나는 80달러를 바트로 환전을 한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냥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돈을 찾아야지~라고 생각하고 보니 여기는 태국!!! 당연히 ATM기가 나에게 바트를 주겠지!!!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은행 찾고~ 환전소 찾고 난리를 치던 나는 결국 3000바트를 ATM기에서 인출하여 다시 달러로 환전하는 바보짓을 하게 된다. 그렇게 환전을 하는데만 나는 약 40분을 소요했다. 아까운 내 시간... 방콕에서의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나는 왜 그랬을까? 라오스에는 ATM기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 그럼 나의 바보 같은 행보를 한번 볼까요?


달러를 바트로, 바트를 달러로

인천공항  28만원 -> 253달러 환전

방콕          80달러 -> 2480바트 환전 (환율 31.00)

              3000바트 ATM 현금 서비스 이용 인출

              3328바트 -> 100달러 환전 (환율 33.28)  


Total  273달러 2152바트 (를 소지하게 됨)



이게 무슨 멍청한 짓이람 ㅋㅋㅋ 혹시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라오스에 가시는 분이라면~ 라오스에도 ATM기는 있습니다. 현금 없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수수료가 얼마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결했으니까 됐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마음 졸였더니 급 허기가 몰려왔다. 도착 전 기내식으로 준 야채 샌드위치를 메트로를 타러 가며 우걱우걱 먹었다. 배고플 때 먹으면 뭐든지 꿀맛!! 방콕은 택시도 핑크더니 지하철도 핑크 핑크 하다.



미리 말하자면 내가 공항에 도착해서 카오산 로드까지 가는 데는 약 4시간이 걸렸다. 이쯤 되면 이 여자 뭐하는 여잔가, 바보 아닐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거기에는 이때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나만의 여행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 친절을 베푸셨던 택시 기사 아저씨가 크게 영향을 주었다.

최대한 대중교통으로, 택시는 사치다!! 

메트로 만으로는 카오산 로드까지 갈 수 없기에 시간도 없고 해서 파란색 시티라인 마지막 역인 파야타이 역에서 택시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친절한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혼자서 택시는 너무 비싸니 버스를 타고 가렴. 길 건너 저쪽으로 가면 버스가 있단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아저씨의 친절에 나는 다시 물어물어 버스 정류장을 찾아갔고 한참을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끝끝내 버스는 오지 않았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두 번째 시련. 진정 태국은 나랑 맞지 않는 것인가.

참다못한 나는 옆에 있던 태국인에게 물었고, 본인을 따라 타면 된다고 해서 태국 대학생을 타라 카오산 로드로 가는 길에 올랐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다시 1시간? 그 이상이었나? 그리고 여기에 나보다 먼저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네덜란드 배낭객 한 명, 버스 타기 직전에 온 프랑스 배낭객 아저씨 한 명, 멕시코 배낭객 한 명, 이렇게 이상한 조합이 만들어졌다. 


Tip

에어컨 없는 빨간 버스는 무료!! 그래서 나는 현지인의 길 안내로 파이타이 역에서 카오산까지 무료로 이동을 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시간이라는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나보다 6살은 어렸던 6개월차 네덜란드 배낭객의 뒷모습
급하게 여행을 오면 범하게 되는 우.
쓸데없는데 시간 보내느라 무한 시간을 버렸다.
공항에 도착한지 한 시간 반 만에 공항 탈출.
바보같이... 그렇게 일찍 바트로 환전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시간을 버리진 않았을 거다. 
역시 나다. ㅋㅋ 어쩔 수 없어.
겁나 돌았더니 허기져서 기내 간식 챙겨둔 거 우걱우걱 먹고
카오산 로드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구나.
난 오늘 하루 뭘 할 수 있을까?
기대되는군!!
- 2015.4.30 버스를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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