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 지프니 투어는 선라이즈와 선셋, 2개의 옵션이 있다. 우리는 저녁 노을이 보고 싶어 어제 오후 신투어에서 선셋 투어를 미리 예약을 했고 명절때문에 투어값도 올랐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투어비용은 미리 검색한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듯 했다. 리조트가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에 투어 전까지는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새벽 늦게서야 잠이 든 우리는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었지만 눈떠보니 아무도 깨어있질 않더라. 일찍 일어난 자의 여유로 숙소 앞 해변을 잠시 거닐고 왔다. 참 좋다. 그리고는 애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빨리 가야한다고. 늦게 가면 음식 없다고.
조식당은 생각보다 넓었고 우리는 꽤 괜찮은 자리에 앉았다. 한바퀴를 쓱 둘러보고 쌀국수와 계란은 필수라며 한 그릇씩 준비해본다. 쌀국수는 어딜가도 맛있고 나는 약간의 고수가 들어서 더 맛있었다. 음식의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이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2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카페 쓰어다와 파파야!! 조식에 파파야 나오는 곳이 많지 않았던 거 같은데 파파야가 있어서 너무 좋았고 카페 쓰어다는 너무 맛있어서 2잔을 먹었다.
이날도 다음날도 우리는 조식을 배 찢어지게 먹어서 점심을 안 먹어도 허기지지 않았다.
배부르게 먹고 낮잠을 한숨잤다. 그 사이 동생들이 귀엽게 놀고 있다. 잠결에 창문을 보니 설정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길래 나도 끼어볼 심산으로 주섬주섬 준비를 해본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돌아와 맥주먹고 다시 꿀잠.
역시 술은 낮술이지.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이제 투어를 받으러 나간다. 시간에 맞춰 지프니가 숙소 앞에 픽업을 온다. 지프니를 영접한 순간 든 생각은
와... 창문이 없네...창문이 되게 크네. 안전벨트도 없네... 이러다 튕겨져 나가겠다.
처음엔 차가 불안했지만 달리다 보니 우리 사방으로 비슷한 지프니들이 달리고 있었다.
어제의 실수가 운명이었는지 투어의 첫 코스인 피싱빌리지에 도착 하자마자 어제의 한산함과 달리 수많은 인파를 보고는 우리는 가이드에게
Pass~pass!!
를 외쳤다. 그냥 정말 어촌 마을이던데.
어제 봐서 안봐도 돼요.
모든 여행사의 투어 시간이 겹쳐서 길거리는 지프니 행렬이 줄을 이루고 우리는 조금이라도 그들보다 앞서 나가기로 한다.
피싱 빌리지. 소문으로 듣기론 동양의 그랜드캐년이라던데...
날짜를 잘못 잡은 걸까.
관광객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현지인들의 야유회?파티?같은 현장이 보이고 심지어 가라오케도 사용 중이다.
자연의 신비로움은... 음....
그리고 물에 쓰레기는 왜 이리 많고
그랜드캐년이 아니라 그냥 산 중턱 땅굴파기 하다 만 느낌인데.... 20~30여분쯤 걸었나?
그만 가자. 별볼일 없는 거 같다.
이 투어 괜찮은 걸까. 실망의 연속.
이제 대망의 화이트 샌듄과 레드샌듄!!
여기가 그렇게 인생샷을 건지기 좋은 스팟이라던데!!
기대기대~~하며 한참을 달린다.
이제 경쟁자들도 재친거 같고 해안도로도 나오고 뻥 뚫린 창문덕에 머리카락 싸대기는 좀 맞아도 시원하니 이제야 좀 지프니 타고 달릴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