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생각했던 계획은 무이네에 도착하자 마자
선셋 사막투어를 예약해서 관광을 하는 거였다.
근데 막상 숙소에 도착하니 숙소가 너무 좋고
늘어지고 싶고 여유롭고 싶어서
과감히 투어를 내일로 미루고 리조트에서의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배가 고프다.
이미 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일단 밖으로 나가면 식당이 몰려 있겠지?
카운터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한다.
어디로 갈거야?무이네?
응!! 무이네!!
택시가 우리를 관광지로 안내해 주겠지라는 당연한 생각으로~ 호텔에서도 알아서 메인거리를 말해주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우리는 아무생각 없이 택시를 탔다.
뭔가 식당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는 거 같은데~
멈추질 않네. 아직 여기는 초입인가보다 생각하고
택시 기사님이 가는대로 묵묵히 기다린다.
근데 좀 멀리가네... 이상하다..
이제 우리도 핸드폰을 들고 네이버와 구글지도를
검색하기 시작한다.
이.상.하.다.....
설마...
어머 여기는...
피싱 빌리지
하하하하하하하하~~~~!!!
여기가 피싱 빌리지구나. 내일 투어 안해도 되겠네.
일단 왔으니 기념사진 찍고 다시 돌아가자.
배고픈데 시간낭비, 돈낭비.
그나마 택시비가 싸서 다행이다.
5천원쯤 길에 버렸다 치자.
다시 돌아간다. 근데 어디서 내려야 할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중간 어디쯤 내려본다.
식사 시간때가 아니라 그런지 길이 휑하다.
그나마 사람이 조금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배고프니까 이것저것 마구 주문을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코코넛도 주문!!
음... 이게 무슨 맛일까.
살짝 쉰 느낌???
아무래도 이건 아닌거 같아 속이라도 파먹자
갈랐는데 음... 말랐어... 먹을게 없어.
음식이 한개, 두개... 아... 이건 실패다.
너무 짜고 메마르고 그냥 맛이 없다.
심지어 생과일쥬스도 맛이 없다.
어떻게 동남아에서 생과일 쥬스가 맛이 없을 수가 있지...너무 충격적이야.
가리비를 먹는 순간
이건 다 먹으면 배탈이 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왕언니로서 동생들의 식사를 금한다.
그만 먹어!!!
우리에겐 최상의 컨디션으로 여행을 즐겨야 할 의무가 있어.
우리 돈 많아. 다른 거 먹자.
나가서 커피 마시고 입 정화시키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패한 식당.
이 뒤로는 무조건 검색이다!!
목이 마르다. 조금 덥기도 하고 짜게 먹었어.
카페 쓰어다 먹고 싶은데 걸어도 걸어도 카페가 보이질 않는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까 하는데
말이 안 통하네. 얼마라는 거지? 너무 비싸네.
내려놓고 또 걷다 보니 철판 아이스크림이 보이네.
애들이 먹고 싶다하니 먹어야지.
어... 그런데 이번에도 실패.
이제 헛웃음이 난다.
그냥... 초코 가루를 넣은 음...차가운 무엇.
그리고 스타후르츠 젤라또 한 스쿱.
이건 맛있지만 너무 적은양과 비싼 가격.
이제 모든 걸 내려놓았다.
리조트로 가자!!
숙소 가서 리조트 음료 먹자!!
사치하고 허세 부릴거야!!
돈이 좋구나. 음료 기다리며 오랜만에 체스도 두고.
먹고 싶었던 카페쓰어다도 먹고, 쥬스도 하나같이 너무너무 맛있다. 이래서 비싼 돈 주고 먹는거구나.
커피 원샷할 뻔. 몇번 빨아먹으니 없다.
쓰어다 처음 먹어봤는데
좀 더 진한 믹스 커피 맛?? 하지만 너무 맛있다.
믹스커피보다 맛있다.
이제 다시 리조트 타임!!
수영하러 가자!!
사실 난 수영을 잘 못하지만 물놀이는 좋다.
튜브 있으면 더 재밌었겠지만 없이도 잘 놀았다.
우리는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놀러가기로 했지만
늘 그렇듯 또 다시 실패하였고
있는 그대로 즐기기로 하였다.
다행히 수영장에 아무도 없다.
저녁 먹을 시간이라 그런가?
마치 약속 한 것처럼 그 후로도 우리가 갈때마다 사람이 없었다.
수영장이 위치마다 깊이가 달라 수영을 거의 못하는 나는 빠져 죽을 뻔한 고비를 한번 맛보고 발이 닿는 곳에서만 허우적거리며 즐겼다.
운동 했으니 다시 먹어야지.
벌크 업을 하는 걸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먹기 위해 열심히 에너지 소모를 시킨 것 뿐이다.
이번엔 맛집을 검색해서 택시 기사님께 목적지를 정확히 말한 후 해산물 식당에 갔다.
어딜 가도 새우는 왠만하면 성공이다.
그리고 베트남은 짜조가 최고인 거 같다.
사실 나에게 베트남 해산물은 필리핀보다 못했고
특히나 가리비는 너무나 실망스러웠지만
동생들은 맛있다고 하니 괜찮다.
어째서 새우가 칠리맛이 안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고 버터갈릭 가리비가 왜 양념이
저 정도 밖에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렇게 한상 푸짐하게 음식을 시켜도
6만원 선이니 너무나 안심이 되고 너무나 행복하다.
이 식당은 너무 정신이 없고 음식 맛은 그냥그냥.
점심에 비하면 매우 성공적이다.
아직 이 밤이 기니 또 커피 마시러 가자!!
걸어가는 길에 크레페 리어카가 있네.
먹자!!
후식 먹어야지. 바나나 크레페 하나 주세요.
신선한 바나나에 초코시럽 듬뿍!!
단점은 제대로 잘라주지 않아서 먹는동안 크레페가 걸레가 된다는 것.
냄새 탓일까?
우리의 아우라로 사람을 끌어들인 것인가?
주변에 사람 한명도 없었는데 갑자기 인기 폭발.
순식간에 무이네 맛집 등극.
이제 진짜 카페 간다.
찜 해뒀던 카페는 사람이 너무 많네.
자리가 없어서 또 걷는다.
그리고 이 붉은 조명의 카페에 들어섰지.
아무것도 안 먹은 것처럼 디저트를 또 시키고
후에 쵸코케익도 하나 더 주문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블랙커피는 맛이 없다.
콩카페에 이어 아메리카노는 맛이 없었다.
폭풍같은 먹방과 수다를 불태우고
먹었으니 또 한 없이 걷는다.
과자를 살 수 있는 큰 마트에 가고 싶다.
택시타고 가며 흘깃흘깃 봤던 마트들을 떠올리며 걸었지만 생각만큼 물건도 많지 않고
마트라고 하긴 뭐한 잡화점? 느낌의 가게들이 몇 있었다. 1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라 가게들도 문을 닫고 더 이상 걸을수도 걸을곳도 없어보여
마지막 가게에서 간단한 주전부리와 맥주를 샀다.
길에서 망고도 몇 개 샀다.
택시 타고 리조트로 돌아와 이 날의 마지막 다과회.
망고 참 맛있다.
이른 아침부터 자정까지 꽉 찬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누워서도 수다를 떠느라 새벽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너무 넓은 방과 밤새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나는 가위에 눌렸고 다음날 매우 피곤했다고 한다.
무이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