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ubless Jun 19. 2019

먼 훗날,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지날 때에도, 스페인 광장의 해질녘을 보는 순간에도, 주위엔 연인들의 입맞춤이 있었다. 이 세상에, 지금 내 앞에 서있는 당신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던 그들은 로마의 로맨틱한 오렌지빛 하늘을 핑크색인냥 착각하게 만들었다. 순간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서 사랑하는 이와 키스도 나누지 않고 너는 대체 뭐하는 거냐고 로마가 내게 추궁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문득 생각했다. 그간 어쩌면 난 스스로 지금의 여정을 끝낼 용기가 없어 누군가 내 마음을 사로잡아 ‘내 곁에 있어줘’라고 해주길 바라 왔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아직도 세상 구경하는 게 재밌는 내가, 어쩌면 더 재밌어져 가는 것일지도 모르는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군가의 아내가 ,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면 그건 아직 만나지 않은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과  삶을 포기하는  아니라 당신이라는 사람을 선택하고 당신과 함께하는 인생 여행이  행복할 것만 같아서... 그게 당신 곁에 있기로 결정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그저 내게 사랑이기만 하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이 아름다움 세계 곳곳의 풍경들을 뒤로하고 당신 곁에서 평생 함께할 이유로는 충분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와 나에게 담긴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