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컬리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됐다. 이전부터 괜찮다는 후기를 몇 번 접한지라 이번엔 꼭 마켓 컬리를 이용해봐야겠다,했다. 100원 이벤트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마켓 컬리는 첫 구매&신규 회원에게 몇 가지 제품을 단돈 100원에 살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마켓컬리
회원가입을 하고, 100원 특가를 골랐다. 바비큐 폭립과 귤, 둘 중 어느 것을 고를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애매할 땐 아니, 공짜일 땐 비싼 거. 일만 오천 원짜리 립을 장바구니에 담고 무료배송이란 상술에 빠져 장바구니를 채웠다. 대략 밤 11을 훌쩍 넘긴 시각이었다. 당연히 밤 11시 이전 주문에 해당되지 않았기에 다음날 새벽 배송은 어려웠다. 대신 밤 10시쯤 집 앞에 택배 상자가 놓였고 그 상자를 마주한 (물론 지금은 새벽 배송이 흔해졌지만 그 첫 스타트를 끊은 마켓 컬리의 생각이 ) 사소한 것에 잘 감탄하는 나는 대단하다, 고 생각했다. 그리곤 언제나즐거운 상자 개봉의 시간을 가졌다. 구매 인증샷도 남겼다. 그리고 냉동실로 옮겼다. 여기까진 뭐 나쁘지 않았다. 근데 손에 빨간 흔적을 발견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닥을 살펴보니 양념장이 군데군데. 문제의 근원을 찾아 나섰다 범인은매운 오뎅이었다.바로 사진을 찍어 고객센터에 환불을 요청했다. 환불은 일사천리였다.글 올리고 10분이 채 안 걸려서 카드 승인이 취소됐으니
빠른 환불 처리에 감탄해야 할까
아님 반복된 클레임의 누적으로 해석해야 할까
죄송합니다 라는 사과든 해명이든 선 소통 후 조치가 아니어서 일까
환불 과정은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화가 나진 않았다
뭐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환불에 필요한 작업을 마친 후매운 오뎅과 마주했다.미친 존재감으로 바닥, 냉동실닿은 곳마다 흔적을 남기고 있었으니까. 조치가 필요했다. 근데 흔적들을 목격하니 짜증이 밀려왔다. 근데 100원에 산 립이 걸렸다. 혜택을 봤으니까 환불도 받았으니까 이런 소소한 걸로 시간 소모 감정 소모하지 말자, 스스로를 설득했다.그리곤 싱크대로 향했다
문제의 오댕
대면한 현실은 위와 같았다. 사소한 실수라고 치부할 수 없는 찜찜함, 아니 마켓 컬리에 대한 신뢰에 큰 물음표를 남겼다. 누군가 고의로 뜯지 않고는 양념장의 상태를 설명할 수 없지 않나, 어떻게 이런 상품을 배송할 수가 있지? 작은 구멍은 운반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해한다고 쳐도...이건 어쩔 수 없는 사고의 범위를 넘어선 거 아닌가... 돈을 소비하고 이런 불편함을 떠안다니... 화가 났다.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 됐다. 양념장을 씻었다. 시간은 예상보다 더 소요됐고 그 사실에 더 화가 났고... 어쨌든 냉동실에 넣어뒀다.
다음날, 고객센터에서 답변이 왔다.
-죄송하다, 해당 상품은 폐기해달라.
길게 적혀있지만 결국 저 두 문장이었다.
나는 항의글을 남길까, 잠시 갈등했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기로 했다. 내 시간을 투입할 만큼 그만큼은 아니니까. 그래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고 믿으니까. 게다가 마켓 컬리 말고도 대체재는 넘치고 넘치니까.
마지노선을 지키고 싶다. 정말 넘어서는 안 되는 선. 당일 수확한 채소 과일 유명 맛집 음식을 신선 하게를 전면에 내세우고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받은 나는 그런 이유로 마켓 컬리 어플을 삭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