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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씨 Jan 16. 2019

여러분의 사진 포즈는 어떤가요?

때론 평범한 일상이 더 큰 울림이 있다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보기 흐뭇해서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었다.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삶의 터전에 나란히 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앞에 두고 하나, 둘 그리고 셋을 외치려고 하는 찰라, 할아버지의 손이 정지를 말하고 있었다. 그 신호로 모든 것이 멈춘 가운데, 할아버지의 손이 할머니의 손을 다정하게 꼭 잡았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띄워졌다. 다시 하나, 둘, 셋을 외치고 사진을 찍었다.     


농사일로 그을린 피부,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수 없는 굽은 등과 깊게 패인 주름, 활짝 웃는 얼굴에 자취를 감춘 앞니들 그리고 서로를 잡고 있는 두툼하고 거친 두 손. 여행지에서 만난 아름다운 장면 하나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그 따뜻한 기억 덕분에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졌다. 아름다운 한 순간, 한 순간을 더 많이 세월의 흔적에 더하고 싶어졌다. 인생이란 레이스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올라가고 더 빨리 달려야 하는 올림픽 경기는 아닐테니까.                


여러분의 사진 포즈는 어떤가요?


-2016년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 베트남 호이안 작은 농촌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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