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처럼 기억에 남을 만한, 강렬한 문장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읽다, 듣다, 찍다, 배우다, 쓰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하는 5가지를 주제로 여러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읽다 보면 어느 구석에는 내 얘기 같기도 한 내용들이 불쑥 튀어나왔다.
배우다: 몸의 기록
강백호에게 농구를 잘할 수밖에 없었던 기본기가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 인생을 잘 살 수밖에 없는 기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그 기본기를 키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고, 뭔가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렇게 비옥하게 가꿔진 토양이 있어야 회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고, 새로운 카피도 쓰고, 새로운 뭔가도 시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내가 비옥한 토양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어떤 나무가 자라날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무가 튼튼했으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물론 이미 카피라이터라는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그 나무를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그래서 오늘도 나는 뭔가를 한다. 새로운 것들을 경험한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리고 행복해한다. 비옥한 토양의 주인이 되어 비옥한 웃음을 짓는다. 나는 알고 있다. 그 땅엔 이미 '나'라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그 나무가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그 이상을 바란 적은 없다. 그것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배움의 이유에 대해 '기본기를 키우기 위해', '나를 키우기 위해'라고 썼다.
나도 때때로 스스로를 나무와 같다고 생각하곤 했다. 여러 가능성의 가지를 뻗어내고,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해가 지날수록 나이테를 그리며 자라나는 존재. 그러기 위해서 책도 읽고, 독서노트를 쓰고 있다.
쓰다: 언어의 기록
결국 잘 쓰기 위해 좋은 토양을 가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쓰다'와 '살다'는 내게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나는 이 문장 속에서도 언제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행이다. '다행이다'라고 쓸 수 있어 진실로 다행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내가 느끼고 생각한 만큼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쓰기 위한 좋은 토양은 독서와 강의, 그리고 내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들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일상이고 삶이다.
내 모든 요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읽다, 쓰다, 배우다, 그리고 걷다를 추가하고 싶다. 복잡한 생각을 떨치고 정리하는 데에는 걷기만 한 게 없어 편한 운동화를 신고 자주 걷는다. 걸으면서 일정한 리듬이 생기고,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일상을 채우는 활동들이 나를 만든다. 아무리 좋은 약도 하루에 다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짧더라도 꾸준히 읽고, 쓰고, 걷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