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리더인가, 왜 사업하는가
우연한 만남처럼 우연하게 마주치는 책이 있다.
여러 군데에서 추천글을 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었던 책이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리더인가>
<왜 사업하는가>이다.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해당할법한 보편적인 깨달음을 가지고 있다. 평생 경영자로 살아오며 가진 통찰력과 경험은 분명 나에게도 좋은 힌트를 줄 것 같았다. 일, 그리고 삶의 태도에 대하여-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의 글로벌 기업 교세라의 창업자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연매출 16조 기업으로 키웠고, 여든이 넘은 나이에 부도 직전의 일본 항공사 JAL을 맡아 1년 만에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경영의 신. 두 책에는 그가 사업을 시작한 27살부터 일과 삶에 대한 고민과 깨달음의 기록이었다.
#1. 본질에 집중하기
"되돌아보면 확실히 나의 경영관 인생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고 도전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애초에 나는 경영에 대한 경험도, 지식도, 실적도, 승산도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분명 있었다. '왜 나는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는가?'에 대한 대답, '왜 나는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이유. 그 뜻이 바르고 확고하다면 사업이든 인생이든 '제로'에서도 '무한대'를 찾을 수 있다."
사는 동안 어려운 점은 교과서가 없다는 것이다. 길을 헤매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를 때 참고할 기준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때가 많다. 그럴 때 경영의 신은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몇날이고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렇게 정한 원칙에 따라 행동해 왔다고 고백한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내는 일, 이 과정은 자신의 철학을 세우는 일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학이 나의 교과서이고 기준이다.
최고의 경영자는 고비에 마주칠 때마다 주어진 문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회사에서 몸과 마음을 바쳐 매달린 연구에 대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창업을 결심한다. 세계 굴지의 기업의 시작은 아주 작은 씨앗이었다. 넉넉한 자본금이나 뚜렷한 계획에서 시작된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을 떳떳하게 해내기 위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그로 인해 사업 초반에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지만 자신만의 걸음을 시작하게 된다.
"내가 남들보다 인격이 뛰어나거나 윤리 의식이 확고했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갑작스럽게 경영에 뛰어들었고 또 경영에는 완전히 무지했기에, 원리와 원칙에 입각해 모든 사안을 본질부터 따져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뿐이다. 그런데 그러한 사고방식이 경영은 물론 인생의 여러 갈림길에서도 언제나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었다."
본질이 무엇인지 따져 묻는 것, 삶의 기준을 세우는 기본이 아닌가 한다.
#2. 인격을 높인다
많은 후배들이 기업가정신을 배우기 위해 그를 찾아왔다. 제대로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해 경영아카데미 '세이와주쿠'를 세워 교육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가르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구체적인 경영의 기술보다 수십 수백명의 직원을 이끄는 리더로서 가져야 할 철학,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나는 이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왜 어떤 리더는 뛰어난 능력과 우수한 인재를 갖추고도 너무나 어이없는 실책으로 한순간에 몰락하고, 또 어떤 리더는 처음에는 별 볼 일 없었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고요히 스스로를 단련해 어느 날 갑자기 우뚝 솟아오르는지 그 이유가 늘 궁금했다.
답은 사람의 마음에 있었다. 마음은 곧 한 사람의 격을 뜻한다. 우리는 이를 '인격'이라고 부른다. 이 인격은 업의 매출이나 순수익처럼 어느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아주 오랜 시간 꾸준히 물과 햇볓을 받아 자라는 호야(열대식물)처럼 정성을 들여 가꿔야만 꽃이 피어난다. 그리고 이 마음의 터전을 가꾸는 방법은 특별한 방정식으로도 나타낼 수 있다. 인생이란 이 '마음의 방정식'을 끊임없이 연마하고 수련하는 과정의 연속임을 증명할 것이다."
많은 후배들이 기업가정신을 배우기 위해 그를 찾아왔다. 제대로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 경영아카데미 '세이와주쿠'를 세웠다. 그곳에서 가르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구체적인 경영의 기술보다 백명의 직원을 이끄는 리더로서 가져야 할 철학,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가 이타심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가깝게는 가족과 직원, 넓게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일을 대원칙으로 삼았다.
" 현명한 경영자는 이렇게 생각한다.'상대방에게 나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하지만 어리석은 경영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 사람에게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60년이 넘게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이자 기본 원칙은 바로 이타적인 태도였다.
요즘 지속가능경영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이윤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공존을 생각하고 실현해왔다. 소수의 이익이라는 아니라 함께라는 인식이 더 많은 기회를 끌어당기는지도 모른다.
#3. 기본 원칙을 지키다
" '인간으로서 옳은 일을 한다.'
내가 가장 먼저 정한 경영의 원칙은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대체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옳은 일이란 무엇일까?
정직하라. 거짓말을 하지 마라. 배려하라. 겸손하라. 남의 것을 빼앗지 마라. "
경영자의 조언이라기엔 소박하고 기본적인 얘기이다. 그러나 인생에는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 우리가 아는 상식과 기본을 바탕으로 성실한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짚어준다.
"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은 곧 '마음에 무엇을 그리며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마음에 그린 그림이 그 사람이 걸어갈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풍요롭고 멋진 인생의 길이 열린다. 남을 밀어내 이익을 얻으려는 편협하고 악한 마음을 품은 사람은 일시적으로 성공할지 몰라도 결국은 몰락을 맞이한다. 아무리 노력하고 고생해도 인생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선은 내면으로 눈을 돌려 올바른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당신의 일에 혼을 담아서 해내는가?'
책을 보는 동안 마치 작가가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내 연봉이나 직책이 아니라 얼마나 그 일에 몰두하는지를 묻는다. 삶을 사랑하려면 내 일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경영의 신이 알려준 비법은 아주 평범한 것들이었다. 이타심, 염원, 투지, 공감... 인간으로서 도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고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한줄평: 질문이 철학을 만들고, 철학이 길을 만든다
오디오클립 <왜 리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