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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정 Feb 19. 2022

혼자있는 시간, 고요함을 찾는 방법

스틸니스


 

하루 중 고요한 시간은 얼마인가?


요즘 사회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고요가 아닐까 싶다.

꽉 찬 지하철 안에서나, 길을 걸을 때나, 혼자 쉴 때에도 귀에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깨어서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온갖 정보와 대화, 소리에 노출된다.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여러군데 주의를 빼앗기면 정신의 명료함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1990년대 'CNN효과'에 대한 연구가 있다. CNN에서는 24시간 내내 전 세계의 주요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한다. 매시간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모두 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게 사소한 뉴스에 하나하나 반응하다 보면 머릿속으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결국 명료하게 깨어있어야 할 정신이 길을 잃고 만다.


비유하자면 우리의 일상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매 순간 깨어있지 않으면 진짜 중요한 것을 파악하기 어렵다. 외부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더욱 절실한 부분이 바로 스틸니스(Stillness), 내면의 고요이다. 우리의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 있을 때 주위의 소음에 휘둘리지 않고, 집중력과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지도자부터 현대의 사상가, 운동선수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고요함이란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도 흔들리지 않는 것,

흥분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 반드시 들어야 할 소리만 듣는 것, 안팎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책 <스틸니스>는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라고 소개되어 있다. 정치, 종교 지도자부터 현대의 사상가, 운동선수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예시가 나와있다. 

누구나 삶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이럴 때 스스로 명확한 기준을 가지려면 분명 조용하게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그러나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책을 보고 한 번쯤 자문하게 된다. 하루 중 핸드폰을 보지 않고 지내는 시간은 얼마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핸드폰을 알람에 반응하고 있는지를. 하는 일이 없을 때 무의식적으로 메시지와 SNS를 확인하는 습관을 떠올리며, 책에서 스틸니스를 찾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정신, 영혼, 신체의 고요를 찾는 법


고요함을 찾기 위해서는 세 가지 영역을 살펴야 한다. 정신과 영혼, 그리고 몸이다.


첫째로 정신의 고요이다. 정신은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영역이다. 

머릿속 잡음을 잠재우고, 현재에 집중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일기 쓰기이다.


미셸 푸코는 고대의 글쓰기 양식이자 자신에게 쓰는 글이라는 의미의 후폼네마타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일기를 쓴다는 건 마음속의 동요와 어리석음을 몰아내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이고 철학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면서 일기 쓰기를 '영적 전투의 무기'라고 일컬었다. 머릿속에 짖어대는 개를 조용히 시킬 수 있도록, 다가올 하루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난 하루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루 동안 어떤 통찰을 얻었는지 메모해 보라. 일기장을 스치는 손끝을 통해 지혜를 느낄 수 있도록 시간을 내보라.


분명 글을 쓰는 동안에는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쓰기 위해 관찰하고, 말을 고르는 과정을 통해 이런저런 생각이 떨어져나간다. 현재에 있게 한다. 


둘째로 영혼의 고요이다. 영혼은 마음을 움직이는 영역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배반하느니 목숨을 내놓을 만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이며 왜 살 것인가?


세네카는 덕이란 '진실하며 흔들림 없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렇게 큰 질문에 답을 해보면서 나의 도덕률을 확고히 할 때 고요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행동과 가치판단의 근거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방법은 '충분하다'는 마음이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불안이 커진다. 반면 현재의 자기자신과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 마음가짐은 욕심이나 불안이 없다. 다른사람에게 증명하거나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내 삶의 가치와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현재의 자신도 충분하다는 태도에서 평온함이 깃든다.


셋째는 몸의 고요이다. 정신과 영혼의 생각을 실천하는 영역이다.

몸의 고요는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일상과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데 있다. 긴장을 풀고 너무 혹사하지 않는 것,  일하는 인간(Human doing)이 아니라 존재하는 인간(Human being)으로서 주어진 몸을 선물처럼 소중히 여기라고 말한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기가 어렵다면 가볍게 걷기라도 해 보자.


산책은 칼로리를 소모한다거나 심장박동 수를 올리기 위한 일이 아니다. 아니, 애초에 무엇인가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산책은 존재, 초월, 마음을 비우는 것, 당신을 둘러싼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리고 감상하는 것에 대한 개념을 표현하고 구체화하는 행동이다. 이제는 떨쳐내야 할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떠오르는 생각을 향해 다가가야 할 때이다.

삶의 아름다움과 좋은 점을 찾고 싶다면 우리도 밖으로 나가 주변을 걸어 다니는 게 온당하다. 우리 의식의 깊숙한 부분을 열고 더 높은 수준의 정신에 접근하고 싶다면 몸을 움직이고 혈액이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갖가지 스트레스와 곤경은 우리를 쓰러뜨릴 수 있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 보면 우리는 하나를 닫으면 또 하나 열리는 온갖 정보 속에 사로잡힌다. 거기에 앉아 그 모슨 것을 흡수해야 할까? 아니다.

우리는 단지 걸어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스틸니스(고요)를 찾는 방법을 요약하자면 

나를 위해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낼 것, 그리고 몸과 마음 영혼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다.


한줄평: 고요함 속에 강인함이 깃든다.

오디오클립 <스틸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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