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선생님의 해고
이제 마스크는 전생의 유물처럼 느껴지는 지금이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익숙해진 온라인 만남은 아직 내 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학에서도 한 학기에 한 번은 온라인 수업을 하고, 동아리 회의, 팀플 미팅, 교수님 면담,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서(?) 술 마시기 등 화상 회의 기능을 쓰지 않고 어떻게 효율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했지?라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인도에서 온라인 수업을 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고역이었다.
1.
수시로 끊어지는 인터넷...
인도는 참 정전이 잦다. 땅덩어리가 넓어서일 수도, 노후된 시설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이유가 중요한 건 아니다.
베란다에 커다란 배터리 두어 개를 비상시 전원으로 설치해 두었고, 아파트 역시 디젤기관으로 돌아가는 비상시 발전이 구비되어 있었기에 정정으로 인한 인터넷 오류는 웬만하면 몇 분 내에 돌아온다.
인터넷 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다르다. 라우터의 문제인지, 인터넷 신호가 약해져서 그런지, 우리 단지 주변에 수많은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이라 땅에 묻은 인터넷 케이블이 건드려져 연결이 안 되는지, 우리가 집에 앉아서 알 길은 없다.
인터넷 기사를 부르면 반나절, 혹은 하루 지나서야 온다.
뭐, 덕분에 가끔 수업을 빠져서 좋기도 했다.
하지만 시험 도중에 인터넷이 나갈 경우, 의심이 많은 선생님께서는 재시험을 봐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늘 보조 인터넷 동글을 구비 해 놓았다.
2.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집순이의 고통
난 집순이다. 하루 종일 밖에 나가지 않고 침대에서 컴퓨터를 하는 게 최고의 일상이다.
그러나 아파트 빌딩 입구에 결찰이 테이프를 붙여 놓고 순찰을 돌며 나가지 말라고 하거나 하루 종일 컴퓨터로 수업하는 상황이면 그렇게 뛰쳐나가고 싶을 수 없다.
내 핸드폰 갤러리는 수업 시간에 찍은 수많은 과제 사진들로 용량이 부족할 정도였다.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다양한 사이트와 공유 파일과 여러 학습 사이트에서 주어지는 자료들을 정리하는 것만 해도 하루가 꼬박 걸렸다.
집 밖으로 절실하게 나가고픈 집순이였다.
화상 수업을 하면서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 내가 12학년 때의 일이다.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가 다 있는 12년제 국제학교였기에 중등과정과 고등 과정을 둘 다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이 여럿 계셨는데, 우리 음악 선생님도 그런 케이스였다.
어느 날 학생회장이던 내 친구가 어두운 표정으로 날 불렀다.
야... 들었어? 이거 어떡하냐.
MYP4 (중학교 3학년) 음악 시간에 찍힌 한 스크린숏과 함께 친구가 해 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수업 도중, 어려 인터넷 탭을 옮기며 수업하던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열어 놓은 한 사이트를 실수로 학생들에게 공개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F*****이라는 유명 아동 성착취 음란물 공유가 이루어지는 아동성애자 사이트였던 것이다.
다행히 그 수업에 있었던 누군가가 스크린숏을 찍어 증거가 남게 되었고,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시 학생회장이던 내 친구에게 상의를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장난인 줄 알았다. 아니면 온라인 수업이 지루했던 아이들이 퍼뜨린 악성 루머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고등학교 전 학년으로 이 이야기가 일파만파 날아다녔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모종의 이유로 음악 선생님이 다른 나라로 떠나시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해고된 것이다.
이런 일이 있기 전 음악 선생님이 코로나 때 주식으로 많이 벌으셨다는 얘기를 들었으니, 아마 해고된 이후에도 나름 잘 살지 않으셨을까.
백신 맞기를 거부한 영어 선생님에 이어 황당한 이유로 이 시기에 또 한 명의 선생님을 우리는 떠나보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몰라도 될 이야기들이었다.
코로나, 이상한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