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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야씨 Aug 07. 2021

모두 잠든 후에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아이가 인형놀이에 쓸 이불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백만 년 만에 바느질을 시작했다. 바느질로 시작된 자급자족은 인형 옷 만들기로 이어졌다. 책에 적힌 설명과 도안을 보고 느릿느릿 완성한 인형 옷. 삐뚤빼뚤하지만 나름 뿌듯하다, 성취감이랄까- 취미를 만드는 것이 취미일 정도로 이것저것 하기 좋아하던 나인데 코로나와 더불어 많은 것이 일시 정지된 상태였다. 부지런한 것은 시곗바늘뿐... 


많은 취미 중에 뜨개질에는 어느 정도 진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일 년여 동안 본격적으로 바늘을 잡지 않았더랬다. 그렇게 시작된 뜨개질에 머리는 도안을 보며 몇 분간 헤맸지만, 손가락은 여전히 그 움직임을 기억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뜨개질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시 정지된 다른 것들도 이제는 다시 재생 버튼을 눌러줘야지. 


모두 잠든 후에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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